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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03 조회수658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제1독서 골로사이서 1,21-23

 

형제 여러분, 여러분도 전에는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서 하느님께 적의를 품고 사

 

악한 행동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의 몸을 희생

 

시키시어 여러분과 화해하시고 여러분을 거룩하고 흠 없고 탓할 데 없는 사람으로

 

서 당신 앞에 서게 하여 주셨습니다.

 

물론 여러분은 튼튼한 믿음의 기초 위에 굳건히 서서 여러분이 이미 받아들인 복음

 

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고 신앙 생활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 복음은 하늘 아래 모든

 

사람에게 전파되었고 나 바오로는 그 소식을 전하는 일꾼입니다.

 

 

복음 루가 6,1-5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때에 제자들이 밀 이삭

 

을 잘라서 손으로 비벼 먹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 몇몇이 “당신들은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물으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들밖에 먹을 수 없는 제단

 

의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어느 한 시골에서 사목을 하시는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그는 그 동네

 

에서 오랫동안 냉담하셨던 할아버지께서 몹시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

 

습니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신부님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린 채 말 한마디조

 

차 하지를 않는 것입니다. 성당을 나가고 있지 않은 그에게 있어서 신부님은

 

달갑지 않은 방문객이었던 것이지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애쓰던 신부님께서는 쓸쓸하기 짝이 없는 방과 가엾을 정

 

도로 냉냉한 난로, 그리고 바닥나기 시작한 식량을 알아챌 수가 있었지요. 그

 

래서 신부님은 고기를 파는 상점으로 들어가 삼겹살 두 근을 그 집에 배달해

 

주도록 주문을 했답니다.

 

며칠 후, 신부님께서는 다시 그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시게 되었습니다. 할아

 

버지께서는 아직도 입을 잘 열지 않았지만, 전보다는 약간 다정하게 신부님을

 

대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신부님은 그 할아버지를 위해 또다시 삼겹살

 

을 주문했습니다.

 

세 번째 방문을 하게 되었을 때, 할아버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마

 

음을 열고 아주 친절하게 신부님을 대하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고백성사를 보

 

았고, 함께 기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

 

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너무나 흐뭇하셨습니다. 자신의 노력과 말로써 할아버지를 변화

 

시켰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뻤습니다. 며칠 뒤, 그 할아버지는 자신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지병으로 이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병자성사를

 

받으시면서, 그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신부님, 저는 지금 아주 평화롭습니다. 이제 나는 곧 하느님께로 갈 수 있겠

 

지요? 그런데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처럼 나를 변화시킨

 

것은 신부님의 말씀이 아니라, 저를 위해 사 주셨던 삼겹살이었다는 사실입니

 

다.”

 

할아버지에게 가장 큰 근본적인 변화의 도구는 삼겹살이었다는 것이지요. 즉,

 

삼겹살을 통해서 그 할아버지는 하느님을 느낄 수가 있었고, 비로소 회심을 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렇게 필요한 것을 나의 이웃에게 제

 

공하지 못합니다. 그보다는 다른 것을 통해서 이웃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만 노

 

력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결국 변화되지 않았을 때, 이렇게 쉽게 말하

 

지요.

 

“내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이런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것을 어떻게 해. 내가

 

문제가 아니라, 저 사람이 문제야.”

하지만 이렇게 단정하기에 앞서, 내가 모든 방법을 동원했는지, 특히 그 사람

 

이 원하는 방법을 사용했는가를 따져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당신들은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

 

을 하는 것입니까?”하면서 항의를 합니다. 즉, 밀밭 사이를 지나가면서 제자들

 

이 밀 이삭을 잘라서 손으로 비벼 먹었다는 것이지요. 별 것 아닌 행동처럼 보

 

입니다. 그런데 손으로 비벼서 밀을 먹었다는 것은, 결국 추수와 타작이라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것입니

 

다. 이러한 극단적인 해석, 자신의 주관이 담긴 해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

 

이 상처를 받았을까요?

그런데 지금 우리들의 삶 안에서도 이렇게 극단적인 해석으로 사람들에게 상

 

처와 아픔을 주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행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내 뜻대로 그 사람이

 

했을 때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황

 

금율.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는 말씀을

 

실천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 삼겹살 파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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