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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두 손에게 감사합니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04 조회수1,093 추천수16 반대(0) 신고
9월 5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루가 6장 6-11절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악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내 두 손에게 감사합니다>


지난 봄, 선배 선교사 신부님께서 한국을 다녀가셨습니다. 이번 방문 목적은 바로 ‘오그라 든’ 손을 지닌 두 명의 아이들을 고쳐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들 힘들어하는 꼴 보고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는 그 신부님, 아이들이 오그라든 손으로 한 평생을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 사람 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수술날짜가 결정되었습니다. 의료기술이 열악한 나라였기에 수술을 위해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했습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손을 활짝 피던 날, ‘느낌표’ ‘눈을 떠요’ 저리 가라였습니다.


오그라든 손을 펴고 나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자신들의 손을 바라보며 너무나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어쩌면 그 옛날 행하셨던 예수님의 기적이 이제 오늘 우리의 몫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우리의 적극적인 관심과 관대한 나눔, 연민의 마음이 예수님의 기적을 이어갈 도구가 될 것입니다.


오그라든 손을 지닌 사람의 병명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으나 근육위축증이나 근육마비증, 혹은 정신병적인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오그라든 손, 큰 불편 없을 것 같지만, 꽤 큰 신체장애입니다.


손은 인간의 여러 신체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체입니다. 밥 먹을 때, 글씨 쓸 때, 컴퓨터 자판 두드릴 때, 돈을 셀 때, 물건 나를 때, 요리할 때, 악수할 때, 운동할 때, 씻을 때... 하루 온종일 우리 손은 쉴 줄을 모릅니다. 손이 온전하신 분들, 정말 손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오그라든 손을 지닌 사람은 하루 온종일 불편하게, 힘겹게 보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오랜 세월, 오그라든 손으로 인해 불편하게 살아왔던 한 인간에게 다가가십니다. 지난 세월 그가 오그라든 손 때문에 흘렸던 눈물과 고통, 좌절감과 소외감을 눈여겨보십니다. 고맙게도 그의 손을 치유하십니다.


그런데 치유가 이루어진 그 자리-회당-에는 오그라든 손을 가신 사람보다 훨씬 위험한 오그라든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바로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습니다.


오그라든 손이야 나 하나만 불편하면 됩니다. 나 하나만 그러려니 포기하고 불편하게 살아가면 됩니다. 나만 참고 살면 됩니다.


그러나 오그라든 마음을 지닌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과 공동체 전체를 힘들게 만듭니다.


이웃 잘되는 꼴 죽어도 못 보는 사람, 오그라든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 꼭 나를 드러내고 싶은 사람, 오그라든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이웃과 함께, 공동체와 함께가 아니라 나만 앞서가려는 사람,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사람, 오그라든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고 안하무인격으로 살아가는 사람, 오그라든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안식일은 인간을 위해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날입니다. 인간의 선익과 구원을 위한 날입니다. 인간을 살리는 날입니다.


안식일은 사랑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날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날입니다. 서로 선행을 실천하는 날입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지 않는 것은 그 환자에게 계속 고통을 겪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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