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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지로 내려서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06 조회수720 추천수6 반대(0) 신고





말씀: 골로 2,6-15, 루가 6,12-19 예수께서는 산으로 올라가셨다. 기도에 열중하시다보니 밤까지 새셨다. 많은 제자들 중에서 열둘을 뽑아 핵심 제자로 삼으시는 중대한 일을 아버지 하느님과 상의드리기 위해서다. 마침내 열둘이 될 사도를 뽑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셨다. 베드로,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또다른) 야고보, 시몬, 유다, (그리고 또) 유다. . . . 그렇다. 오늘은 예수께서 밤새 기도하신후, 사도들을 뽑은 매우 중요한 날이다. 사도들은 앞으로 예수에게서 파견되어 그분의 일을 대신할 자들이다. 이렇게 중요한 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무엇을 가장 먼저 가르치고 싶으셨을까? 바로 이것이다! 산에서 내려와 평지에 이르셨다는 구절! 그것이 사도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고 싶었던, '몸의 설교'였다. 그분은 하느님의 신분을 벗고, 인간이 살고 있는 평지로, 인간이 되어 오신 분이다. 그분은 평지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음지. 인간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 인간들의 상황 속으로 오신 분이다. 그러니 그분의 사도가 되기 위해선 그분의 일을 대신하기 위해선 그분과 함께 평지로 내려서는 것, 가장 깊숙한 음지, 가장 밑바닥의 인간 상황 속으로 내려와야 함이 무엇보다 먼저 사도들에게 요구되는 몸의 자세였던 것이다. 이 점은 이어지는 대목에서 잘 보여지고 있다. 평지에서, 예수를 둘러싸고 있었던 사람들의 구성을 보면. 예수. 열두 사도. 많은 제자들. 유다인들의 지역에서 온 사람들(유다의 각 지방과 예루살렘). 그리고 저멀리 이방인들의 영역에서 온 사람들(해안도시 띠로와 시돈). 이렇게 예수를 중심으로 점점 더 넓게, 지역적으로 퍼져나가는 동심원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모여든 목적은 그분의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들 모두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부족하고 불편하고 허약함을 느끼는 사람들이었다는 말이다. 그들 중에는 또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혀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더러운 악령'은 원문대로라면, '순수하지 못한 영'이다. 즉 영이 맑지 않은 사람들, 영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분을 둘러싸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온전치 않은, 가장 어렵고 힘든 인간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들 모두를 고쳐 주셨다. 오늘은 특별히 사도들의 선택과 관련하여 복음의 상황들을 살펴볼 때. 예수께서 사도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즉, 앞으로 사도적 사명을 수행할 사람들이라면 바로 예수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그런 사람들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현실적 상황들(정신적, 육체적, 영적)을 보살펴주고 개선해주고 함께 있어 주기 위해 그들의 핵심에 서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평지로 내려선다는 것의 참된 의미일 것이다. 사도적 사명을 받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그분의 일을 대신해야 할 우리들. 사도적 사명에서 제외된 신자들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주변을 한번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만일 우리의 주변에 힘있고, 권세있고, 명망있고,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면 혹시 우리의 관심이 그런 쪽으로만 쏠려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십자가로 권세와 세력의 천신들을 사로잡아 그 무장을 해제시키시고 그들을 구경거리로 삼아 끌고 개선의 행진을 하신"(독서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권능에 의지하기보다는 인간적 힘과 세력과 영광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예수의 사도가 아니라 허황된 허수아비를 쫓아사는 사도가 아니었던가? 이제부터라도 산꼭대기로, 정상으로, 위로 올라가는 우리의 시선을 붙잡아 계곡으로, 평지로, 음지로 내려와야한다는 오늘의 말씀이다. 사도적 사명에 맞갖는 재능을 주신 은총을 기화로 사람들의 칭찬과 분에 넘치는 대접에 둘러쌓였다면, 이젠 환상에서 현실로, 우쭐한 우월감에서 올바른 자기 인식으로, 내려서야 할 것이라는 오늘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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