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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16 조회수830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9월 16일 성 고르넬리오와 성 치프리아노 순교자 기념일

 

 

                                            

 

 

제1독서 디모테오 1서 6,2ㄷ-12

 

사랑하는 그대여, 그대는 이것들을 가르치고 권하시오. 다른 교리를 가르치거나 우

 

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건전한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경건한 생활 원칙을 따르

 

지 않는 사람은 잔뜩 교만해져서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쓸데없는 질문과 토론에만

 

미친 듯이 열중합니다.

 

그런 데서 시기와 다툼과 비방과 못된 의심과 분쟁이 생깁니다. 마음이 썩고 진리를

 

잃어서 종교를 한낱 이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분쟁이 있게 마련

 

입니다.

 

물론 자기가 갖고 있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종교가 크게 유익합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이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

 

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시오.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길을 잃고 신앙을 떠

 

나서 결국 격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꾼인 그대는 이런 것들을 멀리하고 정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

 

와 온유를 추구하시오.

 

믿음의 싸움을 잘 싸워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시오.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

 

려고 그대를 부르셨고 그대는 많은 증인들 앞에서 훌륭하게 믿음을 고백하였습니

 

다.

 

 

복음 루가 8,1-3

 

그때에 예수께서 여러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는데 열두 제자도 같이 따라다녔다. 또 악령이나 질병으로 시달리다

 

가 나은 여자들도 따라다녔는데 그들 중에는 일곱 마귀가 나간 막달라 여자라고 하

 

는 마리아, 헤로데의 신하 쿠자의 아내인 요안나, 그리고 수산나라는 여자를 비롯하

 

여 다른 여자들도 여럿 있었다. 그들은 자기네 재산을 바쳐 예수의 일행을 돕고 있었

 

다.




문득 어렸을 때의 일 하나가 떠올려집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습니다. 형과 함께

 

어디를 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집으로 가는 길

 

목에 조그만 도랑이 생긴 것입니다. 이 도랑을 넘어야만 집에 빨리 갈 수가 있었지

 

요. 하지만 이 도랑으로 흐르는 빠른 물살을 보면서 도저히 건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는데, 형이 폴짝 뛰어서 건너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저에게도 빨리 뛰어서 건너오라고 합니다. 자신이 없었던 저는 “형, 못 건너

 

겠어. 나 좀 도와줘.”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형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뭐가 무섭다고 그러니? 두 발로 힘껏 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어.”

형의 말에 용기를 가지고서 저는 폴짝 뛰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그만 그 도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 도랑의 넓이는 50Cm 정도밖에 되지 않

 

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형은 이 정도야 도움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고, 항상 의존하는 저에게 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계속해서 빠르게 흐르는 도랑의 물살만 보았고, 그래서 결국

 

은 도랑 속에 빠지고 마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던 것이지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제가 자신이 있었던 것 중의 하나가 ‘멀리 뛰기’였습니다. 그

 

래서 50Cm 정도의 도랑은 건너기에 충분한 거리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도

 

랑에 빠졌던 것은 거리 자체를 본 것이 아니라, 그 도랑으로 빠르게 흐르는 물만을

 

보았기 때문이었던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요?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

 

고, 다른 외적인 모습만을 바라보면서 못하겠다고 단정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가지

 

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으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못하는 것들이 많을까?’라면서 스스로 자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곁에 많은 여인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예수님 시대에

 

성차별은 대단했지요. 여성을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하니 말 다했죠. 그래

 

서 그 당시 유명한 스승의 제자들 역시 언제나 남자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

 

님께는 많은 여성 제자들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열 두 제자를 부를 때처럼 여성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

 

라”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예수님께 의지하려 하였고, 예수

 

님과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이

 

들을 당신의 제자로써 삼았던 것입니다.

 

2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예수님께서는 어떤 차별도 없이 우리들 모두를 당신의

 

아들, 딸로 받아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인간들처럼, 네가 남자라서, 여자라서,

 

너무 어려서, 돈이 없어서, 장애인이라서, “넌 안돼”라고 우리를 내치시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들이 따르고자 하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끝까지 받아주십니다. 단지 우리

 

들이 포기하기 때문에 주님께서 우리 곁에서 멀리 계신다고, 나를 당신 제자로 써 주

 

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도저히 제자가 될 수 없었던 여자들도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었습

 

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요? 끝까지 포

 

기하지 않고 주님께 간절히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분명히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

 

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내가 못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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