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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진 줄 알고 있는 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19 조회수892 추천수8 반대(0) 신고

9월 19일 (월)요일 (루가8, 16-18)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 알고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18절)

 

어제 저녁에 이 복음 말씀을 읽어보며 이 말씀의 의미가 무엇일까? 묵상해 보았습니다. 오늘 강론 말씀을 들으며 "아! 그거다." 라고 그 의미가 다가왔습니다.

 

가진 사람이란 참된 태양이신 빛의 하느님 그늘아래 있는 사람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이란 이 세상 부귀와 명예, 쾌락을 누리며 자기가 모든 것을 다 가진 줄 알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목숨이 다하는 날 아무 소용이 없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전의 일입니다. 마리아가 직장으로 전화를 해서 200만원 가량되는 청소기를 사겠다고 하기에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청소기가 아무리 좋아도 우리 형편에는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해도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옆에 있던 오빠도 전화를 바꾸어 아무리 타일러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황당하기도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겠다는 딸이 답답하고 힘이 들었습니다. 직장에서 바쁘게 이일 저일로 신경쓰며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쓸데 없는 일로 진을 빼는 것 같아서 언짢았습니다.

 

성체앞에서 복음 묵상을 하면서 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군중들을 측은히 여기신 장면을 묵상하면서, 마리아가 측은하게 생각되며 야속한 마음도 가라앉았습니다. 집요하게 고집부리는 것에 대해 기도를 해주며 웬지 잘 해결될 것 같은 예감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미 청소기를 집에 들여 놓고 정 안되면 가져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지막 전화 통화때에, 집에 와서 절더러 청소기의 성능을 한 번 보라고 하였기 때문에, 집에 들어서며 청소기가 어디에 있나 살펴보니 이미 실려 보냈다고 하였습니다.

 

제 힘으로 청소기를 사지 못하게 했을 때는 전혀 말이 먹혀들어가지 않았으나 이 문제를 주님의 빛가운데로 가져 갔을 때, 마리아의 집요한 고집이 눈녹듯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왜 쓸데 없이 고집 부리느냐? " 고 제 힘으로 만류하려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으나, 제 마음이 주님의 빛으로 비춰 주시는 마음으로 바뀌었을 때, 마리아 본인 스스로 마음을 바꾸게 해 주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제가 할 수 없고 찬란한 태양이신 주님의 빛 가운데로 내어 놓을 때, 어려움이 해결됨을 다시 한 번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주님, 오늘 당신의 빛에 저의 어둠과 그림자를 내어 놓습니다.

당신의 빛가운데서 색채와 형체를 알아볼 수 있듯이

제 마음의 일그러진 곳이나 찌그러진 곳을 비춰 주소서.

 

그리고 칙칙한 어둠의 빛깔들을(너무 많이 섞어서 불투명하고 어두운 색-탐욕과 이것 저것 복잡하게 붙들고 있는 것들로 인해)몰아내고, 밝고 환하고 투명한 색채로 물들이게 하소서!   

 

많은 균들이 햇빛에 자연 소독 되듯이

당신의 빛가운데서 독소처럼 암세포처럼 차지하고 있는 어둠들을

소멸시켜주시리라 믿으니

어느새 희망이 밀려 옵니다.

 

주님, 당신의 빛가운데 있는 사람은 더 받을 것임을 정녕 믿습니다.

오늘 하루 저희들이 당신의 빛가운데로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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