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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원에서 추석을 맞는 사람들
작성자김성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19 조회수755 추천수6 반대(0) 신고

공원에서 추석을 맞는 사람들

 

자영업에 실패하여
아내와 두 아들을
집에 두고 빚쟁이를
피하여 집을 나가
숨어서 막노동을
하던 아저씨
추석날 아내와 아이들이
보고싶어 먹을 것을
사들고 핸드폰을 빌려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아내는 나오기를 거부하고
두 아들만이 약속장소
중앙공원으로 나와
아버지와 포용을 하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다
아버지가 꺼내어 펼쳐놓은
치킨이랑 과일이랑
등을 먹습니다.


아이들은 먹는 것보다
아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손을 만지고 어깨를
주물며 궁금한 것들을
묻습니다. 아빠는 잘 될 거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들의 물음에
힘없이 대답합니다.

 

한쪽 옆에 맥주 2깡 소주
두 병과 번데기 통조림에
술을 마신 아저씨
얼굴에는 상처투성이이고
혁대 없는 바지
남루한 와이셔츠
파란 잔디밭에 누어
잠이 들어 있습니다.


잠결에서라도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취한 몸을 잔디에 누이고
깊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추석 날 공원에는
여러 가지 사연으로
슬픈 추석 명절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딱하고 처절하게
어렵게 한 날을 보내며
오밤중에나 떠오를
보름달을 힘겹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날이 춥지 않고
따뜻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한가위 보름달이
아리고 아프게
추석을 보내는
공원에서 만난 사람들
소원과 바램을 들어주어
내년 추석에는
올 추석처럼 공원에서
보내지 않고
다정한 가정에서
보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9월 19일
연중 25주간 월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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