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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이 계시는 세가지 증거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0 조회수674 추천수6 반대(0) 신고

 

하느님이 계시는 세가지 증거 -만물. 양지. 성경-

 

대개 하늘과 땅에는 본래부터 다스리는 분이 계시는데, 여기 세 가지의 증거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만물(萬物)이요, 둘째는 양지(良知 )요, 셋째는 성경(聖經)입니다.

 

왜 만물을 증거로 말했을까요?

가옥으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가옥에는 기둥과 주춧돌, 대들보와 서까래가 있으며, 대문. 지게문 그리고 담장과 벽이 있는데,

간격과 길이가 한 치도 틀리지 않고, 둥글고 모난 것은 각기 틀에 맞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기둥과 주춧돌, 대들보와 서까래 그리고 대문, 지게문이며 담장과 벽이 혼연히 서로 합쳐 우뚝 저절로 생겨났다"고 말한다면,

이는 분명 미친 사람의 말이라 할 것입니다.

 

이제 이 세상 천지는 큰 가옥인 셈이지요.

그러니 날짐승, 길짐승이며 동물, 식물들의 기기묘묘한 형상들이 어떻게 저절로 생성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정말 저절로 생성된 것이라면, 해와 달과 별들은 어떻게 그 궤도를 벗어나지 않겠으며,

춘하추동 사계절은 어떻게 그 차례를 어기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흥망과 성쇠를 다스리는 자 누구이며, 화복을 내리는 자 누구일까요?

하늘이 이루신 것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기에,

세상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대충 짐작해 자연히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유복자가 자기 아버지를 못보았다고 해서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사람들은 한편의 뛰어난 글과 한 폭의 훌륭한 그림을 보면 흠모와 찬탄을 아끼지 않으며,

반드시 누구의 솜씨인가 묻고서 결코 소홀하게 보아 넘기지 않는 법입니다.

그런데 빽빽하고 무성한 저 많고 많은 우주 만물들 또한 뛰어난 글이요 훌륭한 그림이거늘,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누구도 한번 그 작자를 물어보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세간의 사물치고 질. 모. 작. 위(質. 貌, 作. 爲) 이 네 가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는데,

질이란 재료요. 모란 형상이요. 작이란 만듦이요, 위란 쓰임입니다.

 

가까이는 내 몸에서 살펴보고 나아가 사물을 통해 살펴보면 모두 그렇지 않은 것이 없거늘,

이처럼 넓고 큰 세상 천지가 어찌 지으신 분이 없겠습니까?

이래서 만물을 통해 다스리는 분이 계심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왜 양지를 증거로 말했을까요?

만약 백주대낮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번개와 천둥이 치면,

아무리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두려워 눈을 크게 뜨고 오금을 저리며 몸둘 바를 몰라 하지요.

이로서 상벌과 선악을 주관하시는 분이 사람의 마움과 머리 속에 새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 민간에 살고 있는 사내며 아낙들도 아주 아급하고 위급한 처지나 비통하고 억울한 때를 당하면 반드시 "하느님"하고 부르며 하소연하니,

이는 그 본래의 마음과 타고난 본성을 숨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고, 배우지 않아도 아는 것이지요.

다만 어떻게 섬기며 두려워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만은 같을 뿐입니다.

이래서 양지를 통해 하느님이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성경을 증거로 말했을까요?

고대 중국의 요임금. 순임금. 우왕. 탕왕. 무왕. 문왕. 주공. 공자 같은 성인들의 이야기도 경전과 역사서를 통해 전해오는데,

만약 이런 것이 아니었다면 요임금. 순임금. 우왕. 탕왕. 문왕. 무왕. 주공. 공자가 어떤 심법(心法)을 전수했고,

어떤 법도를 세웠는지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심법이며 법도를 대쪽과 비단에 써놓고 책에 적어 놓았기에, 읽고 본받으며 금석처럼 단단히 믿는 것이지요.

우리 천주교에도 역시 경전이 전래되어 오고 있습니다.

 

천지 개벽 이후로 역사의 기록이 끊어지지 않아 옛 성경과 새성경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지금도 집집마다 외우고 노래하며 한우충동할 만큼 많은 책이 있으나,

일찍이 조금도 어긋나고 잘못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중국의 경전과 역사서에서 전혀 보지 못했다고 해서 의심하지만, 중국의 경전과 역사서에서도 말한 바가 있지 않습니까?

'주역'에서는 "하느님께 드린다"고 했고, "시경"에서는 "하느님을 열심으로 섬긴다."고 했으며,

"상서"에서는 "하느님께 제사드린다"고 했고, 또 공자는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어 볼 곳이 없다"고 했으며,

이른바 하늘을 공경한다, 하늘을 두려워 한다, 하늘에 순종한다, 하늘을 받든다는 말들이 제자백가들의 글에 뒤섞여 실려 있으니,

서양의 역사가 절래해 오지 않는 것이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설령 서양의 역사가 저먼 옛날에 전래되어 왔더라도 요임금 시절의 홍수와 진시황의 분서갱유로 인해 아주 없어져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중국 삼국시대 손권의 오나라에서는 적오 년간에 철십자가를 전해 받았고,

당나라 정관 9년에는 경교(景敎)가 크게 성행하여 조정의 대신들로부터 초야의 백성들까지 모두 받들어 섬겨,

크게 제사를 드리고 경교 비석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위징이나 방현령같은 어진 사람들도 독실히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또 명나라 만력 시절에는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와 많은 저술을 남겨 오늘날까지도 중국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묵묵히 동방을 도우시어 신기하게도 우리나라가 다행히 똑같은 복을 누리게 된 것이 이제 50여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통해 다스리는 분이 계심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상은 정하상의 '상재상서' 중, 2장을..... 김철범 경성대 한문학과 교수님이 번역한 것입니다-

 

위의 글은 하느님의 존재를 일상의 예를 들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 것으로,

현대의 예비자들을 교육하는데도 손색이 없기에 소개합니다. 

 

당대의 재상들에게 천주교를 설명하는데에 있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혜와 지식을 쏟아 논리정연하게,

열정적으로 증거하고 있는 순교자 정하상의 모습.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 정하상 바오로의 날에...

그지없이 존경의 마음을 갖습니다.  

 

 

 

 

200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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