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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1 조회수735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5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제1독서 에페소서 4,1-7.11-13

 

형제 여러분, 주님을 위해서 일하다가 감옥에 갇힌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러 주셨으니 그 불러 주신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다하여 사랑으로 서로 너그럽게 대하십시오. 성령께서 평화

 

의 줄로 여러분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신 것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노력하십시

 

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

 

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

 

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만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계시고 만물을 꿰뚫어 계시며 만물 안에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에게 각각 다른 은총을 알맞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바로 그분이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선물을 은총으로 주셔서 어떤 사람들은 사도로,

 

어떤 사람들은 예언하는 사람으로, 어떤 사람들은 전도자로, 어떤 사람들은 목자와

 

교사로 삼으셨습니다.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 활동을 하게 하여 그리스

 

도의 몸을 자라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있어서 하나가 되어 성

 

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복음 마태오 9,9-13

 

그때에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예수께서 마태오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세리와 죄인들도 많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

 

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

 

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배워라.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어제 저녁, 강화도에 살고 있는 어떤 신부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조금 있다가 홈플러스에 가려고 하는데 함께 가지 않을래?”


그런데 그 전화를 받고 있을 때, 저는 교구청에 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교

 

구청에서 회의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저 역시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야 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회의 끝나자마자 곧바로 마트로 가겠다고 말했지요.

 

이 말에 그 신부님께서는 웃으면서 말씀하세요.

“너 8시면 졸려서 정신 못 차리잖아. 그런데 회의 끝나고 오면 9시쯤 될 텐데

 

괜찮겠어?”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또 피곤해서 힘들어 할 것입니

 

다. 하지만 이렇게 저녁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으로 각인이 된 것 같아

 

서, 저는 제 생각과 반대로 그 신부님께 말하고 말았네요.

“저를 어떻게 보고 그래요. 제가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늦게 자기도 해요.”

바로 그 순간, 괜히 큰 소리 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입 밖으

 

로 나간 것을 어떻게 합니까? 회의가 끝나고 졸린 눈을 간신히 참아가면서 김

 

포의 홈플러스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물건을 사기 시작하는데 왜 이렇게 하품

 

이 나오던지요. 아무튼 어제 쓸데없는 자존심 세우느라고 저는 상당히 힘든 밤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그래도 성과는 있었습니다. 오늘이 제 축일이

 

라고 제가 산 물건의 값을 그 신부님께서 다 치러주셨답니다. 좀 더 살 걸....

 

ㅋㅋㅋ).

저녁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린다는 말에 발끈했던 저였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신부님께서는 저를 놀리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사실을 말했던 것이고, 저

 

를 염려해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치 제가 못난 것 같다는 생

 

각에 괜한 배짱을 부렸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결과 힘든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인 마태오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그러자 마태오는 곧바로 일어나서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바로 이 순간 마태

 

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혹시 저처럼 어떤 사심을 가지고 발끈해서 배짱

 

을 부렸던 것일까요? 아니지요. 그렇다면 자신의 그 모든 재산과 가족을 버리

 

고서 떠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주님 때문에, 주님만을 바라보고서

 

부르심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주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습니다. 사랑하라는 부르심, 봉사하라

 

는 부르심, 용서하라는 부르심.... 그 많은 부르심에 대해 우리들은 어떻게 응

 

답하고 있나요? 혹시 내가 그 중심이 되어 사심을 가지고 응답하고 있었던 것

 

은 아닐까요? 그래서 그 부르심에 응답하면서도 기쁨과 평화를 얻는 것이 아

 

니라, 더 힘들어하는 것은 아닌가요?

부르심에 응답할 때, 나를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즉, 사심없이 주님만을 바

 

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응답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주님께서 원

 

하시는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받은 부르심에 어떤 사심 없이 응답하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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