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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에 빚진 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1 조회수755 추천수11 반대(0) 신고

 

9월 21일 (목)요일 (마태오 9, 9-13)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바치는 자선이다." (13절)

 

나는 주님께 드리는 제사와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을 균형 있게 통합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에 잠겨 봅니다.

 

예수님께서 병든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보시면 측은하게 여기시고 다가가실 때의 마음은 촉촉히 젖어있으시면서도 타오르는 불길 같은 마음이 아니셨을까? 

 

돌아가신 어머님을 추억해 보게 됩니다. 한참 가세가 기울어 시름에 젖어 살아가셨을 때의 일입니다. 새벽녁 2시까지 떨어진 양말을 정성스레 꿰매어 이웃에게 나누어 주셨던 일 하며, 노인정에 집에 있는 것보다 더 좋은 화분을 갖다 놓으셨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어머니께서 학교에 다니실때, 담임 선생님께서 털실로 장갑을 짜 주셨다는 이야기를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전달하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이 이웃에게 베풀었던 사랑과 친절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저입니다. 집안 잔치에 오셨던 큰 시누님으로부터, 밥상을 들어 주다가 "너는 남자 식모냐?" 라는 꾸중을 들었을 정도로 시가에서 누님들, 사촌 누님들과 함께 자라며 귀한 아들 대접을 받고 자라온 남편이었습니다.

 

병약한 저와 만나, 아이들 도시락도 다 챙겨주고, 연탄보일러를 땔 무렵에 하루에 7번씩 갈아대는 연탄도 다 갈아 주었습니다. 저는 그렇다치고 오다가다 들르며 남편이 입고 있던 옷을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 심지어는 입고 있던 바지까지 벗어 준 일도 생각납니다.

 

선배네 집에 벽돌을 구해다가 부억까지 만들어주며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심성들은 시아버님께서 동네 분들이 나무를 달라고 하면 당신네 집에는 삐뚤은 나무로 돼지우리를 만들지언정 동네분들에게는 쭉 뻗은 나무를 주시는 것을 보고 자란 덕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자신이 더 위중한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노인 환자들을 집으로 모셔다 드렸던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이외에도 신부님 수녀님으로부터 받았던 사랑, 형제 자매님으로부터 받았던 무수한 사랑을 헤아려보면서 제가 사랑에 빚진자임을 깨닫습니다. 눈에 보이는 이웃들의 사랑을 통해 크신 예수님의 사랑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웃에게 빚진자일뿐 아니라 저는 예수님의 사랑에 빚진자입니다. 그러기에 기도하며 매일 선행 한가지씩을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겸손되이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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