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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묵상] 점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1 조회수658 추천수14 반대(0) 신고

+우리 모두 평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분명 항암치료 받은 후  내 얼굴 왼 쪽 눈 밑에, 정확히 말하자면 약 3Cm 아래 부분쯤에 점이 생겨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곤 했습니다.

 

심지어 성당에 가서 꼬맹이들을 만나 안녕? 하고 얼굴을 가까이 하게 되면 꼬맹이들은 나의 점을 손으로 짚어보곤 한답니다.

 

누가 그랬던가?  눈 밑에 점은 눈물 점이라고 빼버리는 것이 좋다는 말에 귀가 종긋 기울여지기도 하였습니다.

 

수술이라면 징그럽도록 지겨워하면서도 어느새 내 마음에서는 점을 빼 버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병원에도 가 보았지만 미국에서는 점 하나에 들이게 되는 돈이 너무 큰 액수이라 요번에 고국방문 중 빼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점을 빼게되면 세수도 못한다기에 미국가는 날 아침에 점을 빼고 갈 수 있을까? 해서 어제는 친구 주영이와 동네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차례를 기다려 의사 선생님 앞으로 다가 앉으며 레이저로 쉽게 뺄 수있다는 기대감에 부풀러 좋아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기껏 하시는 말씀이 큰 대학병원으로 가서 빼야 하는 거라면서 제 얼굴에 난 점은 일반 점이 아니고 혈관이 뭉쳐서 그렇게 된거라는 설명과 함께 점빼는 기구도 복잡한 것으로 해야 한다는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괜시리 기대를 많이 했다가 큰 실망만 안고 터벅 터벅 집으로 돌아오면서 빼어버리려 했던 보기 흉한 점을 사랑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렸던 저의 얼굴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흔히들 말하는 표현으로 얼굴 빛이 썩었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외출을 할 때면 덕지덕지 분을 발라 썩은 얼굴을 위장해 보지만 그래도 건강치 못하다는 것을 남들이 다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몇년만에 와 보는 고국땅에서 재미나게 지내다 며칠 후면 출국을 또 해야만 하는데 남의 나라에서 또 지내게 될 것을 생각하니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허무한 생각과 더불어 나머지 삶을 잘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떠 오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먼 이국땅에서 되도록이면 올바른 생활을 하겠다면서 노력을 무던히도 하였고 성당에도 착실히 잘 나가곤 했지만 지금 뒤돌아보면 신앙생활이 심심풀이로 시작되었던 것은 아닌가 합니다.

 

깨끗한 마음을 갖어야겠는데 제 마음에는 아직도 제 얼굴에 나 있는 보기흉한 점과 같은 얼룩이 많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병색이 나는 얼굴빛처럼 나의 마음을 감춘다 해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얼룩이 감추어질리 없다는 것을 이제야 부끄럽게 알아차립니다.

 

아들녀석 야고보의 혼사치루기로 잠시 한번쯤은 다시 고국 방문을 하게 되겠지만 긴 시간 이국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저로서는 이제부터라도 떳떳하고 깨끗한 삶의 여정을 지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무엇이 그리 아까워 마음의 얼룩을 그렇게 버리지 못했는지? 복잡한 수술 과정을 거쳐야 점을 뺄 수 있듯이 더 마음의 얼룩이 더 커져서 감당하기 어렵기 전에  오늘은 바람과 함께 흩뿌리는 빗물에 제 마음의 얼룩을 말끔히 씻어내 보고 싶어집니다.

 

아니 말끔히 씻어보고 싶어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꼭 씻어내 버려 나머지 삶의 여정을 아름다운 사랑으로 지내야겠습니다.

 

더불어 눈물 점이라고 생각했던 점을 나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눈물 점이 아닌 웃음 점으로 여기며 사랑해 보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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