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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퍼온 글) '할 수 있다는 의사'와 '할 수 없다는 의사' 사이에서
작성자곽두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6 조회수722 추천수1 반대(0) 신고

'할 수 있다는 의사'와 '할 수 없다는 의사' 사이에서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의사'가 주치의이고, '할 수 있다는 의사'는 수술의사입니다. 전립선 수술을 마친 의사가 퇴원할 때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먼 길 다시 오지 말고 일주일 되는 날 주치의한테 가서 소변통을 제거하세요.”


며칠 전 주치의와 약속을 한 나는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주치의는 소변통을 보더니 너무 이르다며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짜증도 나고 화도 났습니다. 일이 잔뜩 밀려 있는데…….


하는 수 없이 수술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너무 늦었고 거리도 너무 머니 내일 아무 때나 오면 제거해 주겠다"고.


다음날 아내는 새벽을 깨우며 차를 몰았습니다. 도착한 곳은 필라델피아 대학병원이었습니다. 왕복 7시간의 거리를 생각하는 동안 'Stupid'이란 단어가 목까지 차올랐습니다. 


오줌주머니 제거수술은 20분 만에 끝났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후면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괜찮을 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불편한 것 하나 제거하니 또 다른 불편함, 요실금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몇 개월 근육수축과 이완훈련을 하면 괜찮을 거라고 합니다. 


20년 전 브루클린 가난한 동네에서 망해가는 세탁소를 인계 받아 몇 개월 경영할 때의 일입니다. 나이 많은 동네 할아버지들께서는 양복을 벌로 가져오지 않고, 달랑 바지만 가지고 옵니다. 전표를 끊는 건 양복 열 벌이나 바지 하나나 마찬가진데 말입니다.


짜증도 짜증이지만 지린내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지독했습니다. 드라이클리닝도 아닌 일반 세탁기에 가루비누를 듬뿍 넣고 돌린 후 다리미질을 해서 줍니다. 비누를 조금 넣었다가 냄새가 가시지 않아 다시 세탁할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걸음마는 괜찮은데, 차를 타고 오는 네 시간 동안 갈아치운 기저귀만도 다섯 장. 육십이 가까운 나이에 오줌 가리기를 하는 쓸쓸한 내 모습에서 동네 노인네들의 속사정을 그제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기저귀에 그려진 '역지사지'의 누런 오줌지도가 그랬습니다.


글:이도영(미국동포)   사진:아세

-름다운 상을 드는 람들
  http://www.aseman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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