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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줌의 공기조차 은혜로움으로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6 조회수925 추천수12 반대(0) 신고

9월 26일 (월)요일 (루가 9, 46-50)

 

"너희중에서 제일 낮은 사람이 제일 높은 사람이다." (48절)

 

어제 저희 본당 단체에서 "갑곳돈대"로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인터넷상에서만 알았던 조명연(빠다킹)신부님도 뵈었습니다. 형제 자매님들과의 나눔을 통해 더욱 풍요로웠던 성지 순례였습니다. 

 

조신부님, 정말 멋진 분이셨습니다. 기타로 미사 전례를 이끄시며 강론과 성지순례후에 성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는데 모든 순례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말씀을 잘 해주셨습니다. "기회 있을 때 사랑하라" 는 강론 말씀이, 낮은자로서 사시는 삶이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성지에서 흘러 나오는 숙연한 분위기와 함께, 저희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점심 식사후에, 순례객들이 어느 정도 돌아가자 청바지를 입으시고 잔디와 숲을 관리하시기 위해 연장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낮은자의 모습" 을 보여주심으로 우리들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셨습니다.

 

저희들은 성지에 도착하여 한 사람씩 자유기도로 십자가의 길을 함께 기도한 후, 나무 그늘 아래에 있는 탁자에서 성지에 대한 글을 함께 읽고 나눔을 하였습니다. 

 

한 자매님은 자신은 여럿이 함께 가는 성지 순례에서에는 깊은 묵상을 하기가 어렵고 오지에 있는 성지에 혼자 갔을 때, 성인들의 기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음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또 한 분의 자매님께서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서 베로니카 성녀가 예수님의 피흘리시는 얼굴을 닦아 드리기 위해, 군중속에서 예수님 앞으로 나섰을 때는 용기가 필요 하였을 것 같았다며, 일상에서 빵이라도 사주고 싶은 작은 사랑을 실천하고 싶어도, 용기가 부족해서 실천하지 못했었는데, 앞으로는 순교자들이 목숨 바쳐 증거한 신앙을 본 받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나누어주셨습니다. 

 

따뜻한 가을 하늘아래서, 무언가 숙연함이 느껴지는 성지에서,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나눈 하루는 정말 주님께서 저희들을 축복해 주신 시간이었습니다.

 

저희가 나눔 자료로 썼던 이영미(아녜스)씨가 "참 소중한 당신" 9월호에 순교자 성월 특집으로 기고한 "한 줌의 공기조차 은혜로움으로" 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순교자 중에는 이름 모를 순교자들이 셀 수 없이 더 많습니다. 무명 순교자들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무명의 순교자들은 외진 곳에 당당히 피어있는 이름 없는 들꽃처럼 하느님과 사랑의 일치를 이룬, 하느님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하느님을 알았던 고운 님들입니다. 사람의 영혼이 진실로 사랑에 눈을 뜨면 온 존재를 다 내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동안 머리 속에 담겨져 있었던 것, 내 뜻에 매어 나를 앞세우며 사는 것이 바로 지옥이라는 것을 저는 비로소 무던한 모습의 무명 순교자 합장묘 앞에서 가슴으로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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