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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7 조회수907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5년 9월 27일 성 빈체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제1독서 즈가리아 8,20-23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앞으로 많은 민족과 여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이리로 모여올 것이다. 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도시로 가서 ‘주님께 나아가 자비를 빌자. 만군의 주님을 찾으러

 

가자. 나는 이렇게 나섰다.' 하고 말하면, 많은 민족과 강한 나라들이 예루살렘으로

 

만군의 주님을 찾아와 주님의 자비를 빌게 될 것이다.”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

 

씀하신다.

 

“앞으로는 말이 다른 종족의 열 사람이 유다 사람 하나의 옷자락을 붙잡고 ‘하느님

 

께서는 당신들과 함께 계신 줄 압니다. 그러니 우리도 함께 데려가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리라.”

 

 

복음 루가 9,51-56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워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심

 

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가 예

 

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

 

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을 본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하고 물었으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고 나서 일행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셨다.




오늘은 제가 있는 갑곶순교성지에서 제2회 순교자 현양대회가 개최됩니다. 바로 순

 

교자들의 삶과 뜻을 본받아서 더 열심한 신앙인 되자는 다짐을 하는 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현양대회는 교구 평협 주관이지만, 여기에 살고 있는 저

 

로써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님들이 삼천 명 이상이 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많이 자란 풀도 베어야 했고요, 나무

 

에 덮여 있는 넝쿨도 제거해야 하고요, 배수로 청소, 가로등에 오일스텐 바르기, 창

 

고 정리, 부서진 천막 수리, 제구 닦기 등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제가 어떻게 다 할 수가 있겠어요. 그런데 매달 마지막 주일에 이곳

 

성지로 봉사하는 청년들이 있답니다. 다행히 지난 주일이 바로 마지막 주일이었고,

 

청년들이 봉사하러 오는 날이었지요. 저는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적은 뒤에 그 청년

 

들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주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왔습니다. 그런데....

 

2명 왔습니다. 그것도 힘쓰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 2명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곧바로 이야기했지요.

 

“아니, 다른 친구들은? 정말 둘만 온 거야?”

너무나 실망이 컸습니다. 아니 그 많은 일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고작 여자 2명

 

만 올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걱정이 되고, 또 괜히 화도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2명만 온 것도 얼마나 감사할 일입니까? 사실 봉사라는 것은 마

 

음에 우러나오는 하나의 행위인 것이지요. 즉, 그 청년들이 저에게 고용된 것이 아니

 

라서 어떤 의무감도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매달 오다가 오지 않으니까

 

오히려 나쁜 마음을 품게 되더라는 것이지요.

 

바로 이것 역시 제 안에 가지고 있었던 못된 고정관념이며, 착각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보통 사람들도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그 계획을

 

어떻게든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앞에서 자신의 걸림돌이 있다면 수단

 

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없애려고 노력하지요. 비록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할 지라도 말이지요.

자신의 이런 고정된 생각만을 바꾼다면 그 누구도 상처를 받는 일이 없이 모두가 만

 

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문제지요. 그래서 세상을 내 마음에 들게 바꾸기 위해 하염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

 

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비장한 마음으로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

 

십니다. 이는 바로 자신의 수난과 죽음을 위한 길을 선택하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렇지 않지요. 제자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마을

 

을 보면서,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라고 말합

 

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능력이라면 그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더군

 

다나 스승이신 예수님과 제자들의 길을 가로막는 그들은 어떻게든 제거해야 할 대

 

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수님과 제자들의 생각은 이렇게 너무나 대조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과 화

 

합을 목적으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간 반면, 제자들은 정복과 통치를 위해서 예루살

 

렘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생각들이 저처럼 고정관념과 착각으로 감사해야 할 사람을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결국 예수님의 생각으로 나의 생각을 바

 

꾸는 것... 그 길만이 모두가 사랑 안에서 참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남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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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St.VINCENT de Paul
San Vincenzo de’ Paoli Sacerdote

1581 near Ranquine, Gascony near Dax, southwest France
- 1660 at Paris, France(body incorrupt)
Vincenzo = vittorioso, dal latino
자선단체의 수호성인. 창설자

오, 구세주여,

당신은 이 세상에 오시어
우리에게 네 이웃을 네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습니다.
인간적으로만이 아니라 신적인 방법으로도 이 계명을 완전히 성취하셨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그 모든 의미인 그런 신분으로,
거기에 합당하게 살아야 할 끊임없는 요구들을 내포하는
그런 소명으로 저를 불러 주셨으니 영원히 감사드릴 일입니다.

저에게 은총을 주시어 우리 공동체가 이웃을 섬기기를 일삼는 데에,
우리 누구나가 역경에 처한 이웃의 외침을 들으면
곧장 하던일을 팽개치고 나서는 데에 더불어 이바지하게 하소서.

- 성 빈센트의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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