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교회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8 조회수416 추천수4 반대(0) 신고

 

 

8. 지극히 거룩하고 공번된 유일무이한 교

 

아! 세상의 복은 완전하지 못하나 천상의 복은 완전무결하며,

세상의 복은 잠깐 지나는 것이나 천상의 복은 영원한 것이니,

불완전하고 잠깐 지나는 세상의 복을 구하는 것이

완전하고 영원한 천상의 복을 구하는 것과 어찌 같을 수 있겠습니까?

 

비록 천당의 영원한 복락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만약 지옥에 떨어지는 후환만 없다면,

잠깐 사는 세상 짧은 영화도 한번 누려 볼 만하겠지만,

지옥의 영원한 벌이 엄연히 있으니 어쩌겠습니까?

 

세상에 사는 동안 어리석어 깨닫지 못하다가 죽은 뒤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입니까?

그래서 도끼들이 앞에 놓여있고 끓는 솥이 뒤에 있어도

의연하게 뜻을 굽히지 않는 순교자들이 끊임없이 계속 있어 왔던 것입니다.

 

이것은 천주교를 참된 교라 할 수 있는, 한 증거이니,

한마디로 말해서 지극히 거룩하고 공번되고 지극히 정의롭고

지극히 참되며 지극히 완전하고 오로지 홀로이며 유일무이한 교 것이지요.

 

그러면 어째서 지극히 거룩한 교회라고 말할까요?

천주께서 친히 세우신 교회로서 예로부터 여러 성인들이 끊임없이 서로 이어

그 올바른 이치를 천명하고 그 법도를 바로 세워 목숨까지 바치며 증거하였으니,

지극히 거룩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지극히 공번되다고 하는 것일까요?

귀인. 천인. 현명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남녀노소. 동서남북의 사람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가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이니, 지극히 공번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어째서 지극히 정의롭다고 하는 것일까요?

광대명백하고 탕탕평평해서 조금도 잘못된 행동이나 어긋나는 일이 없으니,

지극히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지극히 참되다고 하는 것일까요?

천하에 종교없는 나라가 없건만, 참되지 못한 것을 가르치는 일이 많습니다.

노자와 장자는 허무함을 가르쳐서 잘못이고, 신선과 부처는 황당함으로 해서 잘못되었으며,

이외에 제자백가들의 술수는 족히 입에 올릴 것도 못됩니다.

그러나 천주교의 도리는 진실되고 거짓이 없어 전혀 어긋나지 않았으니,

지극히 참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지극히 완전하다고 하는 것일까요?

초목에 비유하건대, 다른 종교들은 혹 갈래는 있으나 가지가 없으며,

혹 잎은 있는데 꽃이 없으며, 혹 꽃은 있으나 열매가 없어

머리와 꼬리가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처음과 끝이 서로 이어지질 않습니다.

 

오직 천주교는 갈래도 있고 가지도 있고 잎도 있고 꽃도 있고 열매도 있으며,

천지(天地). 귀신(鬼神). 인사(人事)의 전말과

과거. 현재. 미래의 앞뒤가 가득히 모두 갖추어져 있으니,

지극히 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애통하게도 금과 옥을 가리켜 억지로 기와조각이라 하고

맛난 음식을 찌꺼기라고 하니, 이 무슨 말입니까?

 

-위의 글은 '상재상서' 제8장의 말씀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타종교에 대한 천주교회의 입장이

성인의 시대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알고 있습니다.

 

천주교회는 타종교인들 안에 있는 고귀하고 참되고 선한 것 역시 존중하고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들 안에 있는 훌륭한 영적 유산들도 인류를 향해 보편적인 구원의지를 드러내는

하느님의 은총의 산물로, 복음을 위한 준비로 이해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는 타 종교와의 대화를 강조하고

심지어는 그들에게서 훌륭한 덕목들을 배워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1960년대 이래의 우리 교회만의 공식적 입장 표명입니다.

아직 개신교회 대부분은 예전 그대로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윗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오늘날의 시각을 갖지 못한다고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성인의 글에서 비록 타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소견이 드러나 있다 하더라도

타종교에 대해 전면적인 부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성인은 다른 장에서는 유교와 도교에서, 그리고 우리의 미풍양속에서,

인류를 선으로 이끄는 훌륭한 것들을 많이 인용하며 우리의 교리와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시점에서 이 장에서 우리가 묵상해야 할 것은

무엇이 성인을 그렇게 확신있게 증언하게 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런 점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우리의 종교를 그토록 거룩하고 정의롭고 참되고 완전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만큼.

그것도 '지극히'라고 표명할 수 있을만큼.

성인들은 그렇게 자신있게 살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하면 천주교가 사교(邪敎)라는 증거를 밝혀낼까?

어떻게하면 천주교의 혹세무민하는 점을 잡아낼까?

호시탐탐 눈을 부릅뜨고 있는 반대자들 앞에서.

참되고 정의롭고 거룩하고 완전하고 공번됨을 증언할 수 있으려면

그 행실이 정말 참되고 정의롭고 거룩하고 선에 완전하고 보편 타당해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오히려 부끄럽게 만드는 타종교인들.

그들의 옳은 것을 인정해야 하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인간의 구원자'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세상에는 그런 타종교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자기 종교의 지극히 정의로움, 참됨, 완전함, 거룩함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증거하는 삶, 그들을 능가하는 삶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에게 요청되는 것은

'거룩하고 공번되며 하나이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는 우리의 자부심에 걸맞는 그런 삶을,

어떤 종교인들보다도 더 잘 몸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순교자 성월에 우리가 진정 배워야 할 것은

고문으로도 짓이길 수 없었고, 매로도 파괴시킬 수 없었고, 칼날로도 잘라낼 수 없었던

그들의 나눔의 삶, 평등과 박애의 사상, 사랑과 희생의 정신, 정의 구현의 이상이 아닐까요?

 

그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되게 따르는 삶의 모습이었기에.

그리스도교의 가르침 안에 그 모든 것이 다 구현되어 있기에.

'거룩하고 참되고 정의롭고 공번되고 완전한' 것이 천주교라고

성인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