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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9-29 조회수723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5년 9월 29일 대천사 축일

 

            - 신부님 지금 뭐하세요??  강론중이라고요 -

 


제1독서 다니엘 7,9-10.13-14

 

내가 바라보니 옥좌가 놓이고 태곳적부터 계신 이가 그 위에 앉으셨는데, 옷은 눈같

 

이 희고 머리털은 양털같이 윤이 났다. 옥좌에서는 불꽃이 일었고 그 바퀴에서는 불

 

길이 치솟았으며, 그 앞으로는 불길이 강물처럼 흘러나왔다.

 

천만 신하들이 떠받들어 모시고, 또 억조 창생들이 모시고 섰는데, 그는 법정을 열고

 

조서를 펼치셨다.

 

나는 밤에 또 이상한 광경을 보았는데 사람 모습을 한 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와

 

서 태곳적부터 계신 이 앞으로 인도되어 나아갔다.

 

주권과 영화와 나라가 그에게 맡겨지고 인종과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의 섬김을 받게

 

되었다. 그의 주권은 스러지지 아니하고 영원히 갈 것이며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

 

니하리라. .

 

 

복음 요한 1,47-51

 

그때에 예수께서 나타나엘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시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

 

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나타나엘이 예수

 

께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필립보가 너를 찾아가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시자 나타나엘은 “선생님,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는

 

그보다 더 큰일을 보게 될 것이다.” 하시고 또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하늘이 열려 있는 것과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

 

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어제는 어떤 신문사의 기자들이 와서 갑곶성지를 취재해 갔습니다. 저에게 이

 

곳 성지가 어떤 곳인지를 자세히 묻더군요. 어떤 분이 순교를 하셨고, 이곳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그리고 순교자들의 무덤도 있느냐

 

고 묻더군요. 저는 역사적으로는 이러 저러한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순교자들

 

의 무덤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단지 비석만을 제가 작년에 이곳에다 세웠다는

 

것만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그럼 그렇게 의미 있는 성지는 아니군요.”

하긴 이곳 성지에 있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잘 알려진 순교자의

 

무덤이 있는 곳도 아니고, 그러한 순교자들이 활동하신 곳도 아니고, 또 그러

 

한 분들이 순교하신 장소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그렇게 의미 있는 곳은 아니라

 

는 식의 말씀을 많이 듣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성인의 유해가 있

 

기는 하지만, 그 성인들이 이곳에서 순교한 것도 활동하셨던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지라는 곳이 기도하

 

는 장소가 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주님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할 수 없다면, 그

 

곳에 아무리 이름 있는 성인이 활동을 했고 무덤이 있다고 한들 큰 의미가 없

 

다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곳은 많은 분들의 기도와 사랑이 있는 것을

 

볼 때, 그 어떤 성지보다도 더 의미 있는 성지가 아닐까 싶네요.

결국 내 자신이 성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며, 내 자신이 있는

 

곳이 성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나의 모습을 보고서

 

주님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내가 있는 곳이 주님을 찬

 

미하고 찬양을 드릴 수 있는 거룩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코 어떤 특별한 장소만을 기도하는 장소로, 거룩한 장소로 생각해서는 안 되

 

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당이

 

나 성지에서만 신앙인답게 살고, 다른 곳에서는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살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은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입니다. 단순히 누구의 영명

 

축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이렇게 축일을 지정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 역

 

시 이 천사의 모습을 닮아서, 이 세상 안에서 천사의 모습으로써 주님을 증거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대천사들의 축일을 맞이하여 '나는 과연 천사처럼, 사람들에게 빛을 전하는 존

 

재인가?', '아니면 사탄처럼, 사람들에게 어둠을 전하는 존재인가?'를 깊이 묵

 

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에 이 세상에서 천사들의 모습을 배우고 실천하도록 노

 

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작은 삶의 체험 속에서 먼저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실천이 있을

 

때, 우리는 언젠가 하느님의 나라로 돌아가서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사람은 천사표야’라는 말을 곧잘 합니다. 내가 그러한 천사표가 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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