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할아버지
어르신 자녀들의 잘못과 불손을 모두 잊으시고 용서하세요. 자녀들이 세상 풍파에 시달려 마음은 굴뚝이지만 어르신 찾아뵙기가 힘든 모양입니다.
용서 랄 것이 무엇이요. 그리움에 지쳐 미움으로 변한 게지 사랑하기에 미운 것 말이요. 빈손이면 빈말이면 어떻소. 잠시 얼굴을 보면 되는 것을... 목소리라도 들으면 되는 것을... 내가 무얼 바라겠소.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이 되니 그리움이 밀려와 자식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더 보고 싶소. 꿈에라도 보려고 해도 무슨 조화인지 꿈에도 보이지 않소. 내 탓이지 내 탓이야. 내가 원래 박복한 팔자라 늘그막에 외로움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지.
아무쪼록 모두 잘 살아야 할텐데 세상이 하수선 하니 자식들 걱정이 몸과 마음에 가득하오. 이제는 걱정 마세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했잖아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 걱정 ... 죽기까지 아니 죽어서도 끊임없이 하는 거라오. 녀석들이 잘 살아야 할텐데.
2005년 10월 2일 연중 27주일 군인 주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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