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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04 조회수759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5년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제1독서요나 3,1-10

 

주님의 말씀이 요나에게 내렸다. “어서 저 큰 도시 니느웨로 가 내가 일러 준 말을

 

그대로 전하여라.” 요나는 주님의 말씀대로 곧 길을 떠나 니느웨로 갔다.

 

니느웨는 굉장히 큰 도시로서 돌아다니는 데 사흘이나 걸리는 곳이었다. 요나는 니

 

느웨에 들어가 하루 동안 돌아다니며, “사십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

 

다.”고 외쳤다.

 

이 말에 니느웨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고 단식을 선포하였다.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단식하게 되었다. 이 소문을 듣고 니느웨 임금도 용

 

상에서 일어나 어의를 굵은 베옷으로 갈아입고 잿더미 위에 앉아 단식하였다. 그리

 

고 대신들의 뜻을 모아 니느웨 시민들에게 아래와 같이 선포하였다.

 

“사람이나 짐승, 소 떼나 양 떼 할 것 없이 무엇이든지 맛을 보아서는 안 된다. 먹지

 

도 마시지도 마라. 사람뿐 아니라 짐승에게까지 굵은 베옷을 입혀라. 그리고 하느님

 

께 간절한 마음으로 부르짖어라.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남을 못살게 굴던 나쁜 행실

 

은 모두 버려라. 하느님께서 노여움을 푸시고 우리를 멸하시려던 뜻을 돌이키실지

 

아느냐?” 이렇게 사람들이 못된 행실을 버리고 돌아서는 것을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뜻을 돌이켜 그들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시었다.

 




- 이태리 아시시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대성당-

 

 

복음 루가 10,38-42

 

그때에 예수께서 어떤 마을에 들르셨는데 마르타라는 여자가 자기 집에 예수를 모

 

셔 들였다. 그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 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

 

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주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

 

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

 

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지난 달, 방송 녹음을 위해서 방송국에 가서 체험한 일 하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서울의 막히는 교통 사정을 생각하면서, 저는 방송 녹음 시간보다 일

 

찍 방송국에 들어섭니다. 그리고 방송국 로비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

 

면서 방송할 내용들을 살펴보곤 하지요. 그 날도 저는 방송 원고를 바라보면서

 

내용을 수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한 남자가 제 테이블 바로 옆에 앉

 

았고, 저는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꽃미남’이라고 하나요? 선하게 생긴 얼굴, 그리고 깨끗한 피부를 갖추었더군

 

요. 그리고 이런 사람이 바로 인터넷에서 말하는 소위 ‘얼짱’이구나 라는 생각

 

을 하였습니다. 또한 남자인 저도 쳐다보게 되는 얼굴인데, 여자들은 얼마나

 

이 남자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너무나 호감이 가는 얼굴이

 

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에 바로 그 남자가 있는 자리에서 화내는 고음의 소리와 함께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른 사람이 왔나 하면서 쳐다보는데, 그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꽃미남’ 같은 그 남자였습니다. 그렇게 호감 가는 얼굴에서, 그

 

렇게 선해 보이는 얼굴에서 나오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저는 큰 실망을 했지

 

요. 그리고 동시에 그 남자의 모습이 그렇게 선해 보이지도 않고, 호감이 가지

 

도 않는 것입니다.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추악한 괴물 같다는 생각까지 들

 

더군요.

 

사람의 겉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호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속마음이 깨끗

 

하지 않다면, 호감이 가던 그 겉모습까지도 추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

 

게 되네요. 그리고 반대로 깨끗하고 착한 마음으로 겉모습까지 아름답게 보이

 

는 경우도 참으로 많다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체험할 수 있었던 것 같습

 

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바로 어떤 마음을 갖느냐가 아닌

 

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따라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맞이하는 두 자매의 태도가 완전히 정 반대의 모습을 보입니다. 마르

 

타는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예수님의 시중을 드는 반면, 마리아는 언니와는 달

 

리 예수님 발치에 앉아서 그저 예수님 말씀만 들을 뿐이었지요. 어쩌면 이 두

 

모습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나, 그리고

 

예수님 발치에서 말씀을 듣고 있는 모습이나 모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하지

 

만 마르타는 마리아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됩니다. 즉,

 

자신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마리아는 빈둥빈둥 놀고만 있다고 생각했던 것

 

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 말합니다.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 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마르타 편을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하

 

세요.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

 

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

 

다.”

 

실상 필요한 한 가지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겉모습만을 바

 

라보면서 남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방식을 통해서든 주님을 향해 나

 

아가는, 즉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을 판단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마르타의 모습보다는 온전히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주님께 나아가는 마리아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렇다

 

면 나의 모습은 누구의 모습을 따라야 할까요?

 

 

                                     욕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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