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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04 조회수1,198 추천수12 반대(0) 신고
10월 5일 연중 제27주간 수요일-루가 11장 1-4절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언젠가 제 영적생활이 너무 한심한 것 같기도 하고,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하나하나 제 기도생활 전반에 대해 점검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하느님 앞에 철저한 부끄러움이요, 죄송함뿐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발성, 적극성, 기도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했습니다.


의무로 주어진 기도 바치는 것조차 힘에 겨워 쩔쩔 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씩 바치고 있는 기도도 너무나 자기중심적이었습니다. 너무나 이기적인 기도, 편협된 기도, 그저 ‘이러이러하게 해 주십시오’ 라는 기복적인 기도가 제 기도의 전부였습니다.


이런 제게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 ‘이렇게 기도하라’고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시더군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가 바쳐야할 첫 번째 기도는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기도입니다.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되기를,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 자녀가 되기를, 결국 하느님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도래하도록 기도하라고 강조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친히 다스리시는 은총의 해가 빨리 이 땅에 도래하기를 간구하는 기도, 그래서 더 이상 절망이나 눈물, 분쟁이나 고통이 사라지는 구원과 해방의 때가 오기를 염원하는 기도가 앞으로 우리의 첫 번째 기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어서 계속되어야 할 기도는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한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인해 구원이 선포되었지만, 아직 구원이 완료된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구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는 길손들인 것입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는 하느님 나라에 몸담고 있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흔들리고 방황합니다. 죄와 유혹과 고통 앞에 힘겨워하며 살아갑니다.


완성된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부족하고 불안한 우리 공동체이기에 구성원 상호간의 배려와 용서, 지지와 격려가 필요한 것입니다.


참된 신앙인의 기도는 일용할 양식을 청할 때도 자기 자신, 자기 가족, 자기 울타리만을 위해 청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자녀로서 같은 하늘 아래서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인류 전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일 필요한 양식을 청하되, 욕심 부리지 말아야지요. 먹고 남은 잉여분에 대해서는 가난한 이웃들과 기꺼이 나눌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참된 신앙인은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어쩔 수 없는 죄인임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늘 되풀이해서 바쳐야 되는 기도는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쳐야 할 기도는 유혹 앞에 강건히 버틸 수 있는 힘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자부할 때, 그 순간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


반면에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나약하다고, 비참하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건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 제가 이토록 나약하고 비참하니, 제가 이토록 부족하고 한심하오니, 결국 의지할 곳은 하느님 당신 밖에 없습니다. 부디 늘 함께 하여주십시오. 특히 유혹을 당할 때 제 오른편에 서시어 저를 붙들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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