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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06 조회수84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5년 10월 6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제1독서 말라기 3,13-20ㄱ

 

“이 무슨 무엄한 소리냐?” 하고 주님인 내가 꾸짖었더니, 너희는 “우리가 주께 무슨

 

못 할 말을 하였습니까?” 하는구나. 그러나 너희가 정말로 하는 소리는, “하느님을

 

섬겨 보아야 쓸데없는 일이다. 그의 분부를 지켜 보았지만, 무슨 소용이 있더냐? 만

 

군의 주님 앞에서 베옷을 입고 울어 보았지만 무슨 소용이 있더냐? 결국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살 길이 트이는 세상인걸. 못된 짓을 해야 성공하는 세상인걸. 하느님을

 

시험하고도 멀쩡하게 살아 있지 않은가!” 나를 공경하던 자들이 이런 말을 주고받게

 

되었다. 주님은 그것을 똑똑히 들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나를 공경하고 내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나는 책에 적어

 

두고 잊지 않으리라.

 

내가 나서는 그날에 가서야,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런 사람들을 귀엽게 여

 

겨 내 백성으로 삼고, 효도하는 자식처럼 아껴 주리라. 그제야 너희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어찌 되는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과 섬기지 않는 사람이 어찌 되는지

 

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보아라. 이제 풀무불처럼 모든 것을 살라 버릴 날이 다가왔다. 그날이 오면, 멋대로

 

살던 사람들은 모두 검불처럼 타 버려 뿌리도 가지도 남지 않으리라. 만군의 주님께

 

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너희는 내 이름 두려운 줄 알고 살았으니, 너희에게는 승리의 태양이 비쳐 와

 

너희의 병을 고쳐 주리라.

 

 

 

복음 루가 11,5-13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친구가 있다고 하자. 한밤중에 그 친구를 찾아가서 ‘여보

 

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친구 하나가 먼 길을 가다가 우리 집에 들렀는데 내어

 

놓을 것이 있어야지.' 하고 사정을 한다면 그 친구는 안에서 ‘귀찮게 굴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도 나도 다 잠자리에 들었으니 일어나서 줄 수가 없네.' 하고

 

거절할 것이다.

 

잘 들어라. 이렇게 우정만으로는 일어나서 빵을 내어 주지 않겠지만 귀찮게 졸라 대

 

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

 

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지난 화요일을 기해서 저의 공중파 라디오 방송 녹음이 모두 끝났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제는 라디오 방송을 위해 서울 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작년

 

부터 시작했던 평화방송과 KBS방송을 모두 끝내고 나니 시원섭섭하네요. 방

 

송 때문에 쉬는 날 하나 없이 바쁘게 지내야 했던 것에 대한 시원함, 그리고

 

반면에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함께 교차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사람들에게 바쁘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주로 이 방송 이야기를 했

 

었습니다. 즉, 저에게 있어 유일한 쉼의 시간은 화요일인데 방송 녹음을 위해

 

서 그날 쉴 수가 없었고, 또한 이 방송 원고 작성을 위해서 다른 날도 바쁠 수

 

밖에 없다고 사람들에게 핑계를 댔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시간이 팡팡 남아돌까요?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바쁘게 하루 일과를 보내야만 하고, 또 다른 일

 

들이 제 앞을 가로막고 있네요. 그러면서 가진 생각은 이것입니다.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다는 것, 쉬고 싶다는 것, 편해지고 싶다는 생각 등등

 

은 어쩌면 하나의 안일한 마음이며 주님을 거스르는 커다란 욕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할 수 있는 능력만큼의 일을 주시

 

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나의 편함만을 생각하면서 내게 주어진 일들을 각

 

종 이유를 들어 거부한다면, 그것이 바로 주님의 뜻을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요?(물론 개인적인 욕심으로 해야 될 일 이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

 

또한 우리가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결국 지금 내가 바쁘다고, 여유가 없다고 한탄하면서 보내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지금의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 가장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늘

 

핑계를 대기에 바쁩니다. 그리고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았는지요?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모습들을 반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한밤중에 친구를 찾아와 빵 세 개를 꾸어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귀찮다는 이유로 단호하게 거절하지요. 바로 이 순간 그 사람은 귀

 

찮게 졸라서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만약 이 사람이 ‘내가 너 아니면 빵 구할 곳이 없을까봐?’라는 마음을 가지고

 

되돌아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사람은 자신이 원래 얻고자 했던 빵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친구 한 명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자신의

 

청을 매몰차게 거절한 친구를, 그것도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거절한 친구를 계

 

속해서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자신의 간절한 매달림으로 빵

 

과 함께, 친구와의 관계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게 되었겠지요.

핑계를 대는 모습이 아닌, 그리고 쉽게 포기하는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때 주

 

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더 필요한 것을 선물로 거저 주십니다.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바쁜 것이 더 좋은 것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증거이니까

 

요. 따라서 그 순간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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