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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396) 뿔
작성자신성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06 조회수549 추천수2 반대(0) 신고

 

 



   뿔/신경림

    
   사나운 뿔을 갖고도 한번도 쓴 일이 없다

    외양간에서 논밭까지 고삐에 매여서 그는

    뚜벅뚜벅 평생을 그곳만을 오고간다

    때로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보면서도

    저쪽에 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는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쟁기를 끌면서도 주인이 명령하는 대로

    이려 하면 가고 워워 하면 서면 된다

    콩깍지 여물에 배가 부르면

    큰 눈을 꿈벅이며 식식 새김질을 할 뿐이다. 



    

 




    도살장 앞에서 죽음을 예감하고

    두어 방울 눈물을 떨구기도 하지만 이내

    살과 가죽이 분리되어 한쪽은 식탁에 오르고

    다른 쪽은 구두가 될 것을 그는 모른다

    사나운 뿔은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다

 

 

 

소 죽 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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