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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장밋 빛 인생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12 조회수875 추천수6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미국 생활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려면 비디오 테이프에 담겨져 있는 것을 뒤늦게 보게 됩니다.

 

저는 항암치료를 할 적에 막내 안드레아가 위로차 빌려다 준 비디오를 본 것 이외에 거의 드라마를 보지 않는데 저의 본당 예수 사랑 모임의 연극반 고정 멤버가 되었다는 이유로 도움이 될까해서 며칠 전 부터 옆 방 아저씨가 빌려오신  장밋빛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쳣 회와 2회가 담겨진 비디오 테이프 하나 보는데 익숙해져있지 않아 한시간 반쯤 보면 될 것이 꾸벅꾸벅 조는 바람에 3일 이상이 걸렸습니다.

 

한국 살 때도 안 보던 드라마를 보려하니 처음에는 참으로 답답하게 느껴졌고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내용이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고 등장하는 주인공을 비롯하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불륜관계를 다루는 내용 같았습니다.

 

울고 짜고 하는 내용의 드라마는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왕에 빌려온 4개의 테이프를 쌓아 놓고는 제 날짜에 반납해야 하는데 저걸 언제 다 보나? 하는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어제는 마음먹고 비디오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테이프를 3일 이상이 걸리게 본 후 두 번째 테이프를 보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슬슬 다음에 전개 될 내용이 궁금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그렇게 첫 번째 테잎을 보며 지루했던 내 마음은 두 번째 테잎으로, 세 번째 테잎으로 , 또 네 번째 테잎보기로 이어지면서 저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도 되도록이면 참다가 마지못해 가게 되고, 쓰레기통을 길거리에 내 놓아야 하는데도 이따가 해야지, 하며 게으름을 피우게 되고 햇볕에 말리던 대추를 집안으로 드려다 놓아야 하는데도 나중으로 미루고 예쁘고 귀여운 별라와 또띠에게도 무관심해지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어둑어둑 해지는 저녁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저녁 준비를 할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아마도 외출에서 돌아온 막내가 아니었다면 저녁시간도 놓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본다고 시작한 드라마 보기..
긴 시간 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연기를 보는 것 보다는 내용의 궁금증에 몰두를 하고만 것입니다.

 

부랴부랴 저녁을 간단하게 우동으로 떼우며 저녁을 먹자마자 또 드라마 보기에 열중을 하였던 덕분에 기어코 어제 비디오 테잎 3개 반의 분량을 모두 보아치웠습니다.

 

저녁기도와 연도를 바치면서 제 눈은 가물 가물 글자가 잘 안보였습니다. 머리도 슬슬 아파오고 멍해져서 제대로 기도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옷으로 갈아입으면서 벗어 놓은 바지는 아무렇게나 방바닥에 뒹굴고 있습니다. 보던 책도 제 자리에 갖다 놓지않고 침대 구탱이에 밀어 놓았다가 벽과 침대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떨어졌지만 집어내기도 싫었습니다.

 

몹시 피곤하기만 했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드라마를 열심히 보며 잠을 못잤다고 하는 말을 들을 적에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겨우 비디오 테잎 4개로 인하여 내 자신이 이렇게 모든 것을 뒷전으로 미루고만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 것들은 우리 마음에 침투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을 보게 되면 항상 다음에 나도 그렇게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미루기만 할 뿐 선뜻 나서지지 못하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보기 시작했던간에 그저 도움이 안되는 것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이 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의 자제력을 잃어가면서 물든 비디오 테잎보기가 과연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겠습니까?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만 싶어하며 심지어 기도시간을 드라마 보기에 빼앗긴 마음은 아직까지도 부끄러움만 남겨 놓고 있습니다.

 

종강 없는 대학 드라마 보기란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나의 생활 흐름에 정지를 일으키도록 그런 무의한 짓거리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해 봅니다.

 

하지만 지금도 옆 방 아저씨께서 테이프를 빌려 오시면 또 볼 것이 분명합니다. 안 볼거라고는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애교스럽게 시간 할당을 해서 보려합니다.

 

제 나름데로의  장밋 빛 인생의 길을 잘 헤쳐나가야겠습니다.

 

어제는 우리 주님과의 대화도 비디오 테잎에 밀려났으니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제게 자제력을 키우는 힘을 더욱 불어 넣어 주소서.

 

우리 님들도 사랑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 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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