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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14 조회수1,110 추천수7 반대(0) 신고

 

                       주님의 작은그릇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강론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

 

 

어느 학교 국어선생님 중에서 ‘요’자체를 무지 싫어하시는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이 선생님은 무조건 ‘~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요’자는 일본의 잔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학생들은 그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요’자를 쓰지 않기 위해서 긴장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시험기간 이었습니다. 그 선생님이 신입생들의 시험감독으로 들어가게 되셨습니다. 당연히 신입생들은 그 선생님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를 못했지요. 선생님께서 맨 앞에 앉아있는 신입생을 가리키면서 물으셨습니다.


‘그 쪽 줄 학생수가 몇 명이야?’

시험지를 나눠주시기 위해 한 줄 한 줄 앉아 있는 학생 수를 묻고 계셨던 것이지요. 그 여학생은 바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홉 명이요’

선생님이 가장 싫어하는 ‘요’자를 붙인 것이었지요. 그 말을 듣고 선생님께서는 화를 내시며 되물었습니다.


‘뭐 몇 명이라고?’

여학생 너무 놀라서 자기가 잘못을 했나 하고 다시 학생 수를 쉬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홉 명이 맞았습니다. 여학생 다시 한 번 똑똑하게 ‘아홉 명이요’ 라고 또 말을 했습니다.

듣고 계시던 선생님은 너무 화가 나서, ‘뭐라고 다시 말해 봐 몇 명이라고?’ 하면서 되물었어요. 이 여학생은 다시 한 번 뒤를 돌아서 학생 수를 세워보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떨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구인이요’


웃어넘길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곧, 어떠한 규칙, 계명을 강조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랑의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은 우리에게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너희 바리사아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그 밖의 모든 채소는 십분의 일을 바치면서 정의를 행하는 일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구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물론, 십일조를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는 하느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받은 은혜를 다시금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는 봉헌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금 되돌려 드리는 봉헌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당연히 십일조를 내야 한다고 강하게 강조할 수도 있는 것이고, 동시에 그 개인의 감사의 의미가 담긴 봉헌이기에 당연히 내야 한다고 강조할 수만도 없는 것입니다.

오직 그 개인의 몫이요, 권리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다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과 그 사랑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라고 원하는 것을 해주는 행동입니다.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고, 무능력하게 느껴져 아무것도 하기 싫고, 또한 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그 상황, 그 모습 속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이를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노력입니다.

이러한 마음과 사랑으로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요,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강론을 준비하는 내내 한 가지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과연 그 누구보다도 경건했고, 신심 깊었고, 율법과 교리에 정통했다고 자부했던 바리사이파들은 오늘은 누구의 모습이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유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주님 저는 아니지요?”

저의 이 독백을 들은 예수님께서 어떠한 대답을 하실지 되돌아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욱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아멘.

 

 

                                                    너 나를 사랑하느냐 / 권성일(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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