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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자들을 고쳐주며...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18 조회수764 추천수5 반대(0) 신고

                             강론  |  이찬홍(야고보) 신부님 : 오늘의 강론 말씀

 

                           

                            병자들을 고쳐주며...

 

                                

 

오늘은 루가 복음 사가 축일입니다.

루가 복음사가는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의 저자로 알려진 분입니다.

또한 바오로 사도의 서간을 보면, 바오로 사도의 협력자로서 바오로 사도를 도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에 힘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의사들의 주보성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루가 복음사가의 축일을 기념하는 오늘,

예수님께서는 72제자를 파견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빌어주고,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전하여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예수님의 제자라고 한때, 이 말씀은 복음의 72제자들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평화를 빌어주라고 명했기 때문에, 우리는 늘 미사 중에... 또는 이웃집을 방문할 때마다, ‘평화를 빕니다.’ 라고 인사합니다.

바로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평화의 인사를 받는다면, 우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머물 것이고, 그러지 않다면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 친히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이를 다시금 확인시켜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병자들을 고쳐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의사라면 이 말씀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의학지식과 경험을 통해 병을 진단하고, 올바를 처방을 내리고, 적절한 수술을 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병자에게 잃었던 건강을 되돌려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사가 아닙니다.

병자들을 병원에... 의사에게 모시고 갈 수는 있을지라도, 병을 낳게 해 줄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병자들을 고쳐주고...” 라는 말씀을 두 가지 의미로 묵상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병자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라는 의미입니다.

병화를 빌어주는 마음으로, 그와 똑같이 병자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 준다면, 병자의 마음으로 간절하게 하느님께 기도하고 또 애원한다면, 하느님으로부터 치유의 은총이 내린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육체적 질병이 아닌 영적인 병자에 대한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에 의해서,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마음 안에 하느님의 모습이 담겨 있고,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 하는 갈망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갈망이 있기에 하느님과 가까이 있을 때는 갈망이 충족되어 기쁨과 행복, 내적인 평화를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내적인 평화가 깨져, 근심, 불안, 공허함을 느낍니다.

이는 죄를 지었을 때의 결과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죄는 단절, 곧 하느님과 자신과 이웃과의 사랑의 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러한 사랑과 친밀한 관계가 단절되어 버린 결과로 불안, 근심을 느낍니다.

또한, 죄를 지었다는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려 내적인 평화가 깨져 버리고, 초초함에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하느님과 관계가 더욱 멀어져 버리게 되어 영적인 평화가 깨져 버립니다.

자신이 고귀한 존재임을..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소중한 사람임을 망각하여 참되게 사랑하지 못하게 됩니다.

나아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와 용서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더욱 더 자신 안으로만 숨게 되고, 폐쇄적인 사람으로 변해 버립니다.


때문에, ‘병자를 고쳐주라’는 말씀은,

육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이러한 영적인 질병을..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와 용서를 깊이 체험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고귀한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용서해 주셨고, 변함없이 사랑해 주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너무 옹졸한 분으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라며, 하느님의 참된 사랑과 용서를 전해주라는... 그릇된 죄책감에 시달리는 고통과 근심, 불안을 없애주라는 말씀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양심이 무디어져버려 아무리 죄를 지어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잘못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자의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약이 없습니다.

돌처럼 무디어지고, 단단해져버린 양심을 살처럼 부드럽게 만들지 않는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갖고 함께 나누려는 경우는 후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보다 자신의 죄에 더 집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너무도 쉽게, 자주 저버린 나는 주님의 자녀요, 제자로 살아갈 수 없다.’ 라며 지나친 죄책감속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진정 자신의 잘못으로 가슴 아파하고, 근심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하느님의 깊고 깊은 사랑을 전해주는 사람이 된다면...

변함없고 한량없는 자비와 용서를 전해주는 사람이 된다면...

다시금 멀어져 버린 하느님의 품으로 되돌아오도록 인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러한 모습이 참되게 병자들을 고쳐주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루가 복음사가처럼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사랑과 용서와 자비의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전하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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