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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릴 길을 달려서...'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22 조회수853 추천수3 반대(0) 신고

 

     

                       '달릴 길을 달려서...'

 


 

 

 

초등학교 시절.

 

학교 운동장을 뛸 때

 

그 길이가 너무나 길어서

 

헉헉거리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커서

 

선생님은 저에게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한 적도 있었고

 

타고난(?) 순발력으로 남에게 뒤지지는 않은지라

 

어떤 운동이든 잘했나 봅니다.

 

그래서 학교대항 시합엘 나간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뛰어난 아이들이 많았던지

 

언제나 전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지금은 건강을 위하여 달리기를 합니다.

 

보는 사람들이 저를 보면 '그것도 달리기냐' 하겠지만

 

남들이 달리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들여서 달리기를 합니다.

 

 

앞만 보고 간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꾸 '내가 얼마만큼 걸었지

 

'하면서 걸어온 자욱을 세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잡념도 생기고 '에이 그만 둘까?

 

아니야 계속해야지' 하면서

 

마음은 오락가락 하곤 합니다.

 

 

손에는 묵주를 쥐고 기도를 하면서 하는데

 

그러니까 그 기도가 계속이어질리 없습니다.

 

 

그러기를 며칠.

 

이제는 혼란을 주던 생각들이

 

마주 오던 바람이 쓸려나간 것인지

 

제법 기도에 집중하면서 걸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부부가 함께 나와서 나란히 뛰기도 하고

 

공을 차는 사람들의 무리도 있고

 

온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함께 하면 운동을 하기에도 지치지 않을 듯 한데

 

더 많은 사람들은 혼자서 뛰거나 걷고 있습니다.

 

그 모습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참 열심입니다.

 

 

앞만 보고서 달릴 길만 달렸을 때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를 생각함 없이

 

그저 '오늘도 해야할 것을 했구나'하는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뒤를 돌아 과거에 마음을 매고 집착한다면

 

앞으로 올 희망의 내일은

 

주춤거리며 다가오길 주저할 것입니다.

 

 

과거가 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기에 내일은 오겠지만

 

하루하루 내가 살아갈 삶의 목표를 정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가치를 향해 열린 마음이라면

 

자신을 죽이는 연습을 통한

 

부활의 기쁨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매순간 죽는 연습을 통하여 완성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걷는 인생이 힘들지라도

 

또 누군가 그렇게 걷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달릴 길을 달려서

 

그 마지막 종착역에서 만나봅시다.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그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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