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의 노래(요한복음 9, 1-11에 대한 단상)
내 삶은 처음부터 깊은 어둠이었네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빛 한 점 내게 다가옴 느껴 멈추어 섰네.
빛이신 그분이 말씀하셨다네
"내가 세상의 빛이다."
그 말씀 울려 왔을 때
내 가슴은 이미 희망으로 부풀었네
그분의 손이 내 눈을 어루만지셨다네
침과 흙 손수 개어 내 눈에 바르시며
내게 말씀하셨네.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씻어라."
설렘으로 실로암 향하였다네
실로암 물로 얼굴 씻으니
어둠 사라지고 빛이 보였네.
빛 속에 처음 본 풍경 잊을 수 없네.
햇살에 반사된 물결 반짝이고 있었네.
나는 이제 빛 안에서 보네
내 눈을 뜨게 해 주신
그분이 참으로 세상의 빛이심을.
그분이 내게 주신 실로암의 의미를,
나는 이제 안다네
실로암은 파견된 자라는 뜻이어니
빛이신 그분이 나를 세상에 파견하시네
가라
너는 빛을 받았으니
세상에 빛을 비추어 주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