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빼앗아 갈 수 없는 몫!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25 조회수982 추천수10 반대(0) 신고



      
      『마르타와 마리아』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루가 10, 41-42>
      
      저는 지금, 마르타와 마리아가 있는 방 안에 함께 있습니다.
      저도 예수님의 일행을 위해 무언가 제 몫의 멋진 일(^^*)이
      없을까 두리번거려 봅니다. 참 할일이 많아 보입니다. 
      손님들을 위해 차 준비, 식사 준비를 위한 그릇 챙기기, 
      식탁 차리기, 요리 하기 등 분주해 보이기 이를 데 없습니다. 
      
      손님들과 안부 인사를 나누며, 물이나 다과를 가져다 주면서
      바쁘게 여기 저기 손님 사이를 뛰어 다니고 있는 마르타가 
      보입니다. 저도 마르타의 일을 좀 거들어 보고 싶습니다. 
      손님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으며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이 좋아 보이고 돋보입니다. 
      
      마르타가 사람들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로 
      부각되어 보이는 반면, 저 만치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는 곳에서 
      다소곳이 예수님의 시선에 눈을 맞추고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위의 소란스럽고 왁자지껄한 소음들은 
      도무지 그녀 귀에 들리지도 않는 듯, 무척 평온하고 조용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마리아, 
      사람들 눈에 거의 뜨이지 않는 구석 진 곳에서,
      연인처럼 사랑의 밀어를 나누고 있습니다.*^^*  
      
      언니 마르타는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인 반면, 
      마리아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입니다. 
      
      저도 마리아 곁으로 다가가 예수님 발치에 앉아 보고 싶지만 
      왠지 재미없어 보이고 시시해 보여, 커피 브레이크 타임에나 
      잠시 들려 볼까 합니다. 
      
      그 보다는 마르타처럼 분주히 사람들 사이를 왕래하며 
      음식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예수님과 예수님의 일행 그리고 마리아와 마르타가 있는 방은 
      바로 우리들의 교회, 직장 공동체, 가정 공동체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는 언제나 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과 일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때로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일들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 일들을 통해 공명심과 성취욕, 권력욕의 욕구들이 
      충족되어지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일행을 맞이한 마르타와 마리아는 다른 몫을 택하는데, 
      마리아는 일의 우선순위, 생의 우선순위, 신앙생활의 우선순위를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 우선권을 둡니다. 
      
      마리아가 게을러서 손님들에게 시중드는 일을 회피하거나,
      언니 마르타에게 미루는 것이 아닌, 
      눈앞에 보이는 많은 일들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내적인 충만감을 얻고 어떻게 일을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방향 목표를 예수님을 통해 얻게 됩니다. 
      
      예수님과 사랑의 밀어를 나눈 후, 
      마리아 역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녀만의 고유한 일을 해 낼 것입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인간적인 욕망이나 의지에 좌우되지 않는 
      하느님의 계획,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봉사할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조용하고 눈에 뜨이지 않는 마리아보다는 
      사람들 시선을 사로잡는 마르타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마르타는 예수님 발치에 앉아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욕구와 의지, 그리고 그녀의 계획만으로 일에 투신합니다. 
      그러다 보니 왠지 공허하고, 손해 보는 것 같고, 시기 질투가 일고, 
      불평불만이 일어 예수님께 투덜댑니다.  
      
      그런 마르타에게 예수님께서는 친절하게도 
      주의를 환기시켜 주십니다. 
      
      마르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단다. 
      마리아는 지혜롭게도 생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내게 다가와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며
      나에게서 지혜와 힘과 용기를 얻어갔단다. 
      
      산더미와 같은 일들에 파묻혀 나, 예수가 보이지 않더라도 
      나, 예수는 언제나 여기 이렇게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지만, 
      실상 가장 중요하고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될 일은 
      먼저 나를 찾는 것이다. 
      
      참 좋은 몫을 택한 마리아처럼 
      우리 삶에서 예수님, 그 분을 가장 중요하고도 
      소중한 몫으로 택하고 싶지 않으세요?*^^*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일하고 활동하려 하면서
      정작 자기 이해, 자유, 정직성, 사랑하는 능력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 사람은 남들에게 자신의 강박관념과 
      의욕과 자기중심적 야망, 이론과 편견, 사상만 전하는 것이다."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활동한 세계 안에서 관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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