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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08) 어부지리 생일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25 조회수798 추천수8 반대(0) 신고

 

                어부지리 생일

                              이순의

 

 

 

어제 밤에 짝궁더러 산에서 내려왔으면

제발 집에 좀 붙어 있으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기어이 안 들어왔습니다.

돌아다니는 사람이니까 포기하고...

그런데요.

손전화기가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엄마생일>이라고

그런데 아들녀석이

<엄마 생일 축하해.>

-끝-

 

저도 모른 생일이라서

어리가 벙벙하고 있는데

아침이 밝고

쪼꼼 있는 밥 챙겨서

아들에게 먹이고,

오늘따라

저 먹을 아침밥이 없었습니다.

밥을 하자니 부담스럽고

안하자니 초라하고....

그렇지만

미역국도 없는데 밥을 하기는 싫고 

찐 고구마 쪼가리와 우유를 먹고

두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머리가 어찌나 무겁던지

머리카락을 잘라야지

잘라야지 하던 게 여러 날 인데

드디어 가위를 들고....

그런데 머리카락이 길기는 길었던가 봅니다.

잘라도 잘라도 균형이 맞지 않은!

그만 수험생 기도에 한참이나 늦었습니다.

그래도 십자가의 길이라도 걷고 싶어서

쫘~악~!

빼 입고 갔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아들의 친구에게 좋은 일이 있어서

그 친구 엄마의 근사한 초대를 받았거든요.

미역국은 커녕

찬 밥도 못 먹은 생일 날에

어부지리로 얻어먹는 점심이지만

그거 괜찮드라구요.

그래서 그만

<아이구! 제 생일을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박수 세례가 흘러나오고

또 어부지리로 축하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요.

짝궁은 제가 전화 할 때까지

깜깜 무소식입니다.

<오늘이 내 생일이데!>

저 만큼이나 놀라는 눈치입니다.

어제 밤에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걸 미안해 하지만....

지난 것은 무효잖아요?!

그래도 기분이 짱입니다요.

저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미리 오늘을 다 아시고

어부지리 생일잔치를 베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땡큐!>

 

 

 

 

 

 

참!

음식점에 앉아있을 때 새언니께서 아시고 전화 해 주셨습니다.

<고모! 생일 축하해.>

히~~!

글의 효과를 높이고 싶어서 여기에 새언니께 감사를 전합니다.

<새언니 땡큐!>

 

아!

어부지리 생일상 마련해주신

<거시기 엄마도 땡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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