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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시골집의 행복한 추억
작성자곽두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5-10-31 조회수724 추천수1 반대(0) 신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시골집의 행복한 추억

 

"오늘처럼 관광버스 타고 혼자 여행 나오기는 결혼 후
처음이에요. 중국집을 하면서 격주로 쉬는 주일에
일년에 한 두 차례 짝꿍이랑 산에 다녀오기는 했지만요.
전 막내예요. 아버진 저를 낙태시키라고 했대요. 쉰 살에
저를 가진 어머닌, 아들 하나 낳아서 똑똑하게 기르고
싶다며 저를 낳았대요. 그러나 보란 듯이 키우겠다는
어머닌 4살 때 돌아가셨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은 아버지와 단 둘이
시골에서 살던 때였어요. 10살 때부터 밥을 했어요.
물론 아버지가 다 하셨지요. 40년 전이니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했잖아요. 시골이라 연탄불도 없었지만,
아버진 겨울이면 아궁이에 재속에 고구마를 묻어
두었다가 긴긴 밤에 껍질을 까서 주셨어요.
밤도 그렇게 주시고요. 제가 원하는 것은 장날에 가서
사오셨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 겨울이 왜 그렇게 추웠는지 몰라요.
아버진 학교 돌아올 때쯤이면 미리 군불을 때고
기다렸어요. 제 두 손을 잡고 아랫목으로 가서 아버지
엉덩이 밑에 제 손을 넣어 주셨어요.
얼마나 따뜻한지 몰라요. 겨울밤에는 우리 딸 춥다고
안고 주무셨어요. 여름에는 모깃불을 피우시고 부채로
잠들 때까지 부쳐주셨어요."


“서울에서 산업체 중학교를 다닐 때, 새벽부터 일하고
밤에는 공부했어요. 아버지가 보고 싶어 밤새 베갯잇을
적실 때도 많았어요. 공부고 뭐고 다 때려 치고
아버지가 계시는 시골집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아버지를 실망시켜 드릴 수는 없었어요.
15살에 아버지 품을 떠나서도 꿋꿋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던 시골집의 행복한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 아버지가 제 결혼식 날 하늘나라로 가셨지요."


실타래를 풀듯이 털어놓는, 체험수기 소설 같은
자매님의 이야기를 따라 오르는 문장대. 고운 햇살에
물들인 오색단풍보다, 시련과 고통으로 물들인 세월을
당당하게 살아온 인생이 더 아름다운 단풍처럼
느껴집니다.
내 가슴으로 흐르는 연민의 눈물이 계곡 아래로
하염없이 흘러갑니다.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나누었다면 우린 눈물을 펑펑.....,


글: 다운   사진: 아세    

-름다운 상을 드는 람들
  http://www.aseman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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