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말 의 노 래 ★
집 구석에 있기는 멀미가 나서 남의 눈을 피하여 쏘다니던 몸
좁고 좁은 널 속에 갇히어 있어 갑갑하게 그처럼 파묻혀 있나
자나 깨나 생각하던 불량자 동무 재미나는 그 틈에 왜 못 가고서
찬바람만 우수수 부는 벌판에 외롭게도 혼자만 누워 있는가?
날 저물어 쓸쓸한 공동 묘지에 귀뚜라미 구슬픈 울음소리는
네 영혼의 애타는 통곡 소리인가? 억만 번을 울어도 때는 늦었다.
세례 받은 교우라 연도들 하네 제대 위에 불 켜고 미사 드리네.
받을 준비 됐어야 그 은혜 받지 시체에게 음식도 소용이 되나?
찬류(竄流) 세상 끝났다 위로들 하네 천국 복에 들었다 울지 말라네.
이 말 듣고 식구들 그럴싸하네 무슨 운명 당한 줄 알기나 하나?
무덤 위에 떴던 달 서산에 지고 눈물 같은 이슬에 잔디만 젖네.
흰 구름은 허공에 무심히 돌고 솔잎 새에 바람은 처량히 우네.
세상 사람 무심하듯 자연도 무심 춘하 추동 여전히 되돌겠지만
무덤 속에 진행은 곧은 목일세 직선으로 나갈 뿐 돌지를 않네.
땀 한 방울 흘리기 사양하던 몸 검고 붉은 추기물 흘러내려도
더러운지 추한지 알지 못하고 막대같이 뻣뻣이 놓인 그대로.
미안 백분 화장품 한껏 들여서 예쁜 모양 내려고 애도 쓰더니
그 얼굴에 구더기 들썩거리고 흐늑흐늑 썩음을 알기나 하나?
부드러운 비단만 입으려 하고 입에 맞는 음식만 골라 먹더니
버러지의 양식을 준비해 주려 그와 같이 몹시도 안달을 했나?
아리따운 자태는 형용도 없이 흥건하게 널 속에 괴어 썩는 것
화장품의 향내는 어디로 가고 코 찌르는 독취만 가득하구나!
거울 앞에 앉아서 꾸미던 얼굴 구멍 세 개 뚜렷한 해골바가지
신식 치장 다 차려 모양내던 몸 엉성한 뼈 몇 가락 이게 네 차지.
굶주리고 헐벗은 가난뱅이는 티끌같이 눈 아래 내려 보더니
잘났다는 제 몸은 얼마 잘나서 먼지 되고 흙 되어 흩어지는가?
어둔 하늘 유성이 스치고 가면 자취까지 다시는 볼 수 없듯이
번개같이 순식간 살던 내 몸은 이 세상에 영원히 살라졌도다.
성사 받기 너무나 싫어도 하고 도리 훈계 몹시도 염증 내더니
그 모든 것 뒤로 두고 휙 돌아서서 끝날 까지 찾은 것 모두 이것뿐?
짧고 짧은 일생에 맛보던 쾌락 끝이라면 아직도 다행이련만
허탄하긴 꿈같이 허탄 하여도 딸린 벌은 끝없이 걱정이로다.
...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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