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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제 그만, 이쯤이면 됐습니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03 조회수1,040 추천수13 반대(0) 신고
 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루가 16장 1-8절


“그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가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주인은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이제 그만, 이쯤이면 됐습니다>


우리 인간이 지닌 최대 약점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죽음’을 자주 잊고 지낸다는 것이라지요.


매일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사고들, 대규모 천재지변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피해 앞에서도 우리는 그저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만 보지 우리 자신의 죽음과는 연결시키지 않습니다.


애써 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죽음이란 것은 실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도 우리와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회의 차 지방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도중에 대형교통사고를 당한 몇몇 사람들을 봤습니다. 구급차는 요란한 신호를 울리며 황급히 어디론가 달려가더군요. 사고의 흔적을 봐서 한 영혼은 이미 육신을 떠나가고 있었으리라 여겨졌습니다.


내게는 아직 멀었으려니, 나는 아직 젊으니 그런 일이 없겠지, 라고 우리는 늘 생각합니다.


그러나 천만에요, 하느님께서 ‘이제 그만, 이쯤이면 됐다’ 한 말씀만 하시면,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사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아쉬움을 접고 길을 나서야만 합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재벌이든 거지든,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따라나서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공금을 유용한 부정직한 청지기가 해고됩니다. 머리가 팍팍 돌아가는 사람, 분위기 돌아가는 것을 즉시 파악할 줄 아는 약삭빠른 사람이었기에 나름대로의 차선책을 찾습니다.


‘당장 해고’라는 전격적인 조치 앞에 청지기는 실직후의 대책을 찾습니다. 고단수였던 청지기였기에 인수인계를 위해 주어진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름대로의 방책을 마련했습니다.


주인 모르게 빚진 사람들을 불러 많은 빚을 탕감해줍니다. 공금유용에 이은 또 다른 범죄인 ‘공문서 위조’, ‘직위남용’이라는 추가 범죄를 저지릅니다.


청지기의 얄미운 행동은 극에 달했지만 주인은 오히려 그 약은 청지기를 칭찬합니다.


예수님께서 약은 청지기의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려는 교훈은 무엇이겠습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남의 재물을 ‘삥 뜯어내라’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늘 약삭빠르게 남보다 한발 앞서 투기하고 한몫 단단히 잡으라는 가르침 역시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약은 청지기의 간교한 계책, 교묘한 수단을 칭찬하신 것이 절대 아닙니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우리의 마지막 날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약은 청지기의 행동을 보고 배우라는 말씀입니다.


청지기는 자신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했습니다. 자신이 해고되면 살길을 찾기 위해 최선책을 찾았습니다.


세속의 자녀들이 건강과 부와 명예와 학력을 추구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눈물겹기만 합니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치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람들은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씁니다. 눈만 떴다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경비를 절감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부추길 것인가? 어떻게 하면 경쟁사보다 우위에 설 것인가?’ 만을 생각합니다.


구원을 얻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눈을 높이 들어올려 구원에 더욱 마음을 쓰는 빛의 자녀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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