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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리석게 사는 빛의 자녀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04 조회수855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 예수!

 

그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가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주인은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세속의 자녀들이 자기네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약다.” 루가 복음 16 8

 

 

물질 문명의 발달로 인간이 취득한 것 중의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절대 손해 보지말고 영리하게 살아 가는 방법을 깨치는 것이 아닐까싶다.

 

주변에서 정상적이거나 비 정상적인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득을 보지 못 했다는 소리를 하면 좀 모자라는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일쑤이다.

 

어릴때 부터 어른이 되고서 까지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리숙하게 당하지 말라는 충고를 듣고 산다.

 

어쩌면 주고 받는 문화에 길들어져 있기에  셈이 분명해졌는지도 모른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인간의 특성을 너무도 잘 아시기에 청지기의 자리를 박탈당하더라도 절대로 손해 보지 않고 살려는 청지기의 약삭바름을 칭찬하셨는지 모른다.

 

그러시면서 반어적으로세속의 자녀들이 세상의 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고 미리 미리 잘 챙기면서 영리하게 살아 가는 반면에, 창조주의 뜻에 맞게 살도록 창조된 빛의 자녀들이  주님의 뜻을 헤아리면서 영리하게 준비에 철저하지 못함을 꾸짖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빛의 자녀로 살아 간다는 것은 세상의 눈으로 보면 엄청 손해나는 일이고 좀 모자란다는 소리를 종종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십여년전 딸애가 갑작스런 열병으로 중환자실에서 죽음의 고비를 간신히 넘기고 무의식중에 있을 때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었다. 부모가 온통 동생에게 매달려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숙제를 못 하고 있었던 큰 애가 방학 숙제를 대부분 다 처리하고 한가지 남은 숙제를 방학이 끝나갈 무렵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다.

 

모형 자동차 조립을 하는 것인데 선생님께서 방학 책에 있는 재료를 똑같이 사용하라는 분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곳에서도 그런 재료는 팔지를 않았던 것이다.

 

남편은 방학 책이 나온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자동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어디서 구입하냐고 문의를 했는데 그들 조차도 재료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문제를 냈다고 실토를 하더란다.

 

딸애의 면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남편은 전화 번호부를 뒤져 자동차를 만들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여러 곳을 통화했다.

 

마침내 한 재료상에서 담당자가  선뜻 자기가 그것을 마련해 주겠다며 잠실에 있는 병원과는 정 반대인 마포에서 저녁 늦은 시간에 만날 약속을 하였다.

 

그 분께서는 자신이 소유한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모두 내 놓으며 다 쓰시고 다음 날 만나서 돌려 달라고 하셨다. 막내 딸에 대한 얘기는 하지도 않았고 시간이 다급했기에  고맙게 받아서 밤을 새우고 남편과 큰 딸은 자동차를 근사하게 만들었다.

 

당시에 우리의 처지가 절박했기에 긴장된 순간순간이었지만,  생면 부지의 사람에게 받은 고마움에 우리 마음은 따뜻해졌고 뭉클해졌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굴도 이름도 생각 안나지만 우리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사람같았다.

 

이 분이야말로 빛의 자녀답게 자신의 이득과는 하나도 상관없이 묵묵히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잘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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