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을 섬기면 덤도 주신다.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05 조회수820 추천수1 반대(0) 신고

찬미 예수!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또는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 루가 복음 16 13

 

딸 애가 의술의 힘으로는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가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분은 오직 하느님 한 분 뿐이셨다.

 

6학년 수학 여행을 다녀온 딸 애가 감기 기운으로 동네 소아과에서 6일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 기색이 없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아이를 보다 큰 병원에 입원시키기를 원했다.

 

9일 동안 입원하면서 필요한 검사는 다 해 보았지만 원인이 밝혀지질 않았고, 아이는 계속 고열이 오르 내리며 먹지도 잘 못했다.  9일 째 되는 오후에 딸애는 의식 불명 상태에 들어 갔다.

 

뇌 신경다발에 손상을 입었다. 아이를 다시 서울에 있는 큰 병원 중환자실에 옮겼을 때 미국 버클리 대학의 의사 한 분이 우리 애를 검진한 후 소생 가능성이 3퍼센트에 불가하다고 했다.

 

이후로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시시각각내려야 했다. 신앙도 깊지 못한 나였고 남편은 가톨릭에 입교도 안 했었지만, 오직 주님의 전지 전능하심만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주변에서는 병원측의 실수를 고소해야 한다고도 했고, 실제로 가톨릭 신자인 의사 선생님께서는 구체적인 실수도 없었지만 담당 의사로서 불의의 사고에 진심으로 사과해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개발 도상국의 의료 기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나 싶다. 이 곳 미국에 와서 보니 병원뿐 아니라 응급차나 이동 침대에까지 기본적으로 산소 공급을 할 수 있게 산소 호흡기가 부착되어 있어서 산소 부족으로 머리에 손상이 가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었다. 우리 애는 고열이 날 때 산소 부족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서 뇌에 손상을 입었던 것이다.

 

십여년이 지나고 있지만, 순간 순간 결정의 순간에 현세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오로지 주님만을 의지하면서 모든일이 선한 쪽으로 이루어지도록 한 결과 소생 불가능한 딸애는 움직이지만 못 할뿐 정신 멀쩡히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주님께서는 현세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고집하지 않고 다 버렸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 주셨고 지금도 계속 해 주시고 계시고 앞으로도 그러시리라는데에 의혹의 여지가 없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에서는 선택되지 않은 길에 대한 연민과 아쉬움을 노래하고 있지만 남편이나 나는 주님만을 선택한 길, 그 결정을 한번도 후회하거나 아쉬워한 적이 없다.

 

현세에 누구나 가질 것이 여전히 많고 누릴 것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주님께서 가르치시는대로 따라 가려고 애쓰면 주님께서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것까지 덤으로 주시는 사랑의 지존이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