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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엇을 어떻게 청해야 하는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05 조회수960 추천수7 반대(0) 신고

        

                  무엇을 어떻게 청해야 하는가?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에 있어 늘 사랑과 은총의 도움이 있어야만 영적인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는 우리들에게 해주시는 예수님의 고마운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는 많은 것을 원하고 또, 실제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갑니다. 건강의 회복, 시련의 극복, 혼란과 고통 속에 내적인 평화를 위해 하느님께 간절히 청하고 또 청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하느님께 무엇을 청할 때마다, 그 청하는 것을 얻습니다. 반듯이 이루어집니까? 정말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많은 문제, 어려움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을 하십니까?


아니라면, 왜 그렇습니까?

예수님께서 분명, 받을 것이고,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못 받는 것입니다. (아...예수님께서 거짓말을 해서 그렇쿠나예^^)

그 못 받는 이유를... 바라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어제 중앙 성당에서 문다칸 신부님을 모시고 성령 치유기도 및 미사가 있었습니다. 다녀오셨습니까? 네 저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참석하지 못했기에 올해는 모든 계획을 미루고 어제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모 자매님께서 작년에 많은 치유를 받았다며, ‘신부님도 오셨더라면, 축농증과 비염을 치유 받았을 텐데...’ 라는 말씀을 들었던 터라, 은근히 불 건건한 지향(?)을 품고 있었습니다.


오전 미사를 마치고 바로 가려고 했는데, 출신 본당 수녀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그 많고 많은 날 중에, 유독 어제 말이지요.

‘중앙 성당에 가야 된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왔지만, 몇 년 만에 만난 분이라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대화와 식사를 한 후, 오후 강의를 듣기 위해 중앙 성당에 갔습니다.

많은 신자 분들이 참석해서 맨 뒤에 기둥에 서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봉사자 한 분이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자주 저를 쳐다보는 것입니다.

‘이상하다’며 그분을 바라보니, ‘고해성사’ 라고 말을 하시고는 끝말을 흐리는 것입니다.

순간, ‘고해성사를 청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고해실을 보니, 고해실 불이 켜져 신부님이 계시는 줄 알고 저는 그냥 가의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불만 켜있고, 신부님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성사 보려는 분이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끝나겠지 라는 마음으로 고해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금방이 10분, 30분, 1시간을 넘어 1시간 30분이 지나도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3시 30분에 미사가 있고, 저 또한 4시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 본당에 돌아와야 되기에 고해실을 나왔습니다.


솔직히 성사 드리는 내내,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강의 들으러 왔는데, 강의는 하나도 듣지 못하고, 이게 뭐냐? 성사 주러 왔나?’며 짜증이 많이 났습니다. ‘사랑만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회개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습니다.


강론을 준비하기 위해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하루의 삶을 되돌아보니, ‘너도 어쩔 수 없구나. 아무런 준비 없이 그저 주는 것을 덥석덥석 받아만 먹으려는 거지 근성을 버리지 못하는 얌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분명 성령 세미나에 가려는 지향,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지향이 순수하지 못했습니다.

강의를 통해 미지근한 삶을 뜨겁게 지피려하기 보다는, ‘작년에 많은 은총이 함께 해 많은 분들이 치유를 받았는데, 올해 나에게도 그런 치유가 일어나 코가 낳았으면 좋겠다.’ 라는 개인적인 욕심, 바램이 강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성령 세미나를 위해 많은 분들이 기도하며 충실히 준비했습니다.

때문에, 저 역시 9일 기도를 통해, 적어도 2-3일 동안 준비를 하며 성령 세미나에 참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당일에만 가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 했기에... 바라는 것을 찾으려 했기에... 얻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너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다른 분들을 준비시켜라’며 강의 시간 내내 고해성사를 주게 했던 것입니다.


‘개인적인 욕심’ ‘준비 없는 기도 지향’ 이 두 가지가 제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이유입니다.

혹 형제자매님들께서도, 바라고 원한 것을 얻지 못했다면, 이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이와 비슷한 이유이기에 그러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선의 하느님이십니다.

때문에, 늘 사랑, 선, 이로운 것만을, 곧 성령을 내려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냥 주시는 것이 아니라, 되로.. 말로.. 퍼주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얻지 못했다면... 받지 못했다면... 찾지 못했다면.. 하느님께서 내려 주시는 것을 받으려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만을 받으려 했기에 그러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100만 원짜리 수표를 주셨는데, 50원 동전만 받겠다며 우기고 애쓰다보니, 안주시는 것으로... 받지 못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분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아무 응답이 없는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늘 우리의 자그마한 신음에 귀를 쫑긋 세우시며 응답해 주시는 하느님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입니다. 그러한 분을 믿고 있기에 우리는 복된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무런 은총도 받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비록, 제는 직접적인 은총, 치유를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많은 분들이 영적인 목욕인 고해 성사를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하느님께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받은 은총이.. 치유가 바로 제가 받은 치유요, 은총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주님이 주신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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