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당신 안에 쉬어 가게 하소서

당신이 숨쉬는 그늘에서

잠시만 쉬어 가게 하소서....



부족한 인간이 당신의 영역을 그리며

당신 발자국 따라 쉼 없이 걷고 싶습니다.

부족한 인간이 당신을 흉내내며

당신 안에 머무르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니 잠시만이라도 당신 안에

머무르고 쉬어가게 하소서



싱그러운 가을 바람이 건네준 차 한잔에

바쁜 하루를 내려놓고 싶습니다

설레임으로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당신을 연민의 정으로 느끼게 합니다.

그러하니 당신 안에서 사랑을 느끼며

잠시만 쉬어 가게 하소서



당신께서 지어내신 자연의 아름다움도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도

옷깃을 스쳐 가는 가을 바람도

은은한 음률로 제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러하니 잠시만 당신 안에 머물게 허락하소서



덧없이 세월이란 것에 쫓겨

이리저리 좌충우돌하며 살아온 삶에

피멍이 들은 제 육체와 지친 마음을

당신의 사랑으로 치유해 주시고

잡초와 같은 삶에 꽃이 피어나게 하소서



어지러운 세상에 허덕이며 살아왔지만

제 호흡 정돈되면 새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

당신이 걸어가신 곳을 향해 가고자 하오니

잠시만 당신 안에 머무르게 허락하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