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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지속적인 기도생활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2 조회수784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 예수!

 

‘그때에 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루가 복음 18 1

 

지속적인 기도 생활은 날 변하게 했다.

 

54일간의 묵주 기도를 하다가 하루를 못해 완성하지 못한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게도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기도는 물론 간단한 기도조차도 하지 않고 많은 세월을 살아 왔었다.

 

성당에서 간혹 신자들의 공동 기도 봉헌이나 신부님 영명 축일을 위해 기도를 약정해 놓고 이행해야 할 때도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기도가 일상의 생활에 자리잡아 하루 하루의 규칙적인 일과가 되었다.

 

기도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면 딸애의 학교 갈 준비가 끝나면 십자가 밑에서 아침기도를 하고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읽고 학교 버스를 기다린다. 아이가 학교를 가면 수영을 하고 매일 미사에 참석한 뒤,  십자가의 길을 하고 성체 조배실에서 묵주 기도와 성체 조배를 한다. 딸애를 잠자리에 들게 하고는 저녁기도와 묵주 기도를 함께 하는 것을 일과로 삼고 있다.

 

이런 지속적인 기도 생활은 나 중심의 사고에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고로 전환시켰다.

 

시간 관념이 비교적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렇지 못한 상대를 대하면 일단은 상대방에게 화가 치밀고 그와의 관계는 무효화를 시켜 버린다. 그런 식의 생각이 장애를 둔 딸과 어디를 가던지 정해진 시간 보다 훨씬 먼저 도착하도록 억척을 떨어,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상대방이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면 금새 무슨 사정이 있겠지로 생각이 들면서 특별하든 그렇지 않던간에 시간을 지키지 못한 사정을 염려하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또한, 타인에게는 비교적 자제를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완전함을 요구하면서 그에 미치지 못하면 직선적인 대화로 상처를 많이 내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성심 계발원의 하 재별 신부님께서 일일 피정을 하셨을 때 설문지의 물음가운데 하나가 날 굉장히 당혹스럽게 했던 생각이 난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요구를 어떻게 표현하나?’ 에 대한 세 가지 답변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첫째는 명령한다. 둘째는 직접 말한다. 세째는 알아서 하도록 한다.  에서 세번째 답변이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높은 점수 배당을 받았다.

 

내 생각으론 자신의 요구 사항을 분명히 상대방이 알아 듣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음에 해답이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었다.

 

평소에 남편의 직선적이지 못한 대화법에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때론 그런 남편을 우스갯 소리로 잔 머리 너무 굴리지 말라고 하던지 크레물린 궁전 처럼 음흉한 사람이라고 몰아치곤 했다. 남편은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지나칠 정도로 많아서 한 편으론 우유 부단하지 않나를 의심하기도 했고, 무엇을 요구하는 것이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던 경험이 간혹 있었다. 남편은 상대방이 알아서 행동하기를 바랬던 사람이었기에 자신도 의사표시를 거의 하지 않고 사는데 꽤 익숙하였던 것이다.

 

이제는 그런 남편과 살면서 터득한 것도 있겠지만 규칙적인 기도 생활이 나의 사고를 전환시킨 것이다.

 

딸애가 늘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도우미가 잘 해 주어도 내가 한 것처럼 완전을 요구하는 내 맘에 도우미의 행위가 못마땅 할 때가 있거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못 할적이 있다. 그래서 무언가를 요구해야되는데 두번 정도는 참고 알아서 해 주길 기다리니까 자연스레 일은 해결되고 도우미와의 인간 관계는 더욱 친밀하고 다정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가톨릭에서는 여러 가지의 기도가 있다. 기도서에 나오는 기도를 하는 것과 묵주 기도같은 염경 기도, 묵상 기도, 관상 기도, 화살기도등등. 어느 것이던지 간에 자신에게 알맞은, 자신이 규칙적으로 일과로서 할 수 있는 기도를 정해 늘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끼 밥을 먹듯이 일정하게 생활속의 한 부분이 되어 기도하지 않고서는 하루를 보내지 못하는 습성이 붙으면 그런 기도 생활은 생활의 낙이 되고 생활 속에서 늘 하느님을 접할 수 있으며, 그 분이 주시는 사랑과 평화로 항시 문제를 일으키는 우리의 생활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평화로 금새 금새 회복시켜 줄 뿐아니라, 그 분의 지혜를 받아 단순하고 좀 모자르고 직선적이었던 나를 엄청 똑똑하게 한다.

 

40여년이 넘게 굳어진 내 성격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새록 새록 달라지는 내 변화에 자부심을 갖고 싶고 몸에 배인 계속적인 기도 생활에 희망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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