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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쓰신 가시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3 조회수663 추천수4 반대(0) 신고
임쓰신 가시관

      순례자의 기도

      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 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게 하소서. 그 이름 사랑이신 주여, 사랑하는 이에게는 더러는 잊혀지는시간 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길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 아무도 내 최후의 행방을 묻는 주인 될 수 없음을 알아듣게 하소서. 그 이름 빛이신 주여, 한 점 흰 구름 하늘에 실려가듯 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게 죽은 이를 땅에 묻고 와서도 노래할 수 있는 계절 차가운 두 손으로 촛불을 켜게 하소서. 해 저문 가을 들녘에 말없이 엎디어 있는 볏단처럼 죽어서야 다시 사는 영원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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