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체와 성심
작성자장병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3 조회수612 추천수1 반대(0) 신고
주님은 더욱 커지셔야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요한 3,30)
예수님, 저는 예수님께 의탁합니다.
오소서, 성령이여.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소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모든 성인들과 천사들의 기도와 선행도 한 대의 미사와 비교할 수 없다.
--------------------------------------------------------

[성체와 성심]


"그리스도의 몸" 할 때마다 "아멘"하는 정성어린 응답을 들으면서 성체를
나누어주던 어느 날, 성합 속의 성체가 하나 하나 줄어드는 것을 들여다
보며 새삼스러이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었다:
"내가 지금 나누어주고 있는 이 조그만 빵이 정말 그리스도의 '몸'인가?
이것이 정말 수난 전날 피땀 흘리며 외롭게 기도하시다가 잡히어 수많은
고문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피투성이가 된 그분의 '살'
인가? 최후의 만찬 때 그분께서 빵을 들고 하신 말씀은 기억해낼 수
있었지만 그것이 많은 이들을 위하여 내놓으신 그분의 몸, 인성 신성 다
감추고 '살아'계신 그리스도라는 데에는 실감이 가지 않았다. 이 빵은 -
살아 있는 빵이라면! - 이것을 느끼고 있을까?  '신앙의 신비'라는 말로
이 모든 의문을 다 덮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사제가 나누어주는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우리가 마음에 '모시는 것'은
무엇인가? 엠마오의 제자들은 주님께서 빵을 나누어주실 때에야 비로소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보았고, 주님께서 당신의 몸에 대해 설명하실 때
에는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루가 24, 31-32). 그들의 눈이 열렸
다는 것은 무슨 말이며 무엇이 또 그들에게 그토록 뜨거운 감동을 일으
켰는가?

눈이 열리고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는 것은 빵에서 당신 자신을 희생하신
그분의 마음을, "이는 내 몸이다 받아먹어라" 하고 말씀하시는 그분의
마음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는 말이 아닐까. 잡히어 온갖 모욕을 당하
며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서 죽고 묻힌 그분의 마음, 사랑으로 상처받은
살의 마음을 비로소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쪼개진 몸에서
사랑의 온전한 마음을 보게 되면서, 성체에서 성심을 바라보게 되면서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성체를 영하는 것은 성심을 마음에 모시는 것이다.

주님께서 당신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살, 생명을 체험하게 하는 살, 남을
살리게 하는 당신의 살을 우리에게 먹이로 주신 이후, 인류는 죽으면
썩어 없어질 그런 육체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
다. 인간의 몸은 일정 기간동안 생명을 보호하다가 죽어버리면 그 가치
도 소멸되는 무가치한 물질적 존재가 아니라, 영원한 사랑을 하고 영원
한 생명을 나눌 수 있는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남을 위하여 희생하고, 자기에게 상처를 주고 저주하는 자까지를 위하여
기도하며 끌어안을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이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건 인간에겐 서로를 내 줄
수 있는 몸, 육체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느끼게 하는 몸이 있기 때문
이다.

그러므로 "이는 내 몸이다. 너희는 받아먹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인간
선언이기도하다. 그것은 우리의 몸이 이미 영원으로부터 하느님의 생명
을 안고 우리에게 전달되었음을 선언하시는 말씀이다. 인간은 자기의
육체를 통해 하느님의 생명을 숨쉬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라내며 살 수
있게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값을 치르고 여러분의 몸을 사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기 몸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십시오"
(1 고린 6,20)

그리스도의 몸을 먹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몸이 자기 입안에서 씹히어
없어지는 순간, 자기 생명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안다. 성체를 모시는
순간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무덤에 묻히고 지옥에 내려갔다가 그리스
도와 함께 새 생명으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그리스도의 몸을 먹는 사람
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먹고 새로운 마음으로 부활의 삶을 사는 자들이다

(이제민신부)


( http://예수.kr  ,  http://www.catholic.to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