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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이란 하느님께 이르는 가장 가깝고도 먼, 가장 쉽고도 힘든 길"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4 조회수787 추천수3 반대(0) 신고

제가 아주 어릴적의 이야기 입니다.

아주 내정적이고, 소심했던 성격에 늘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 하며,

제가 말하고 싶은 생각들을 자신있게 표현하지 못하던 아이였습니다.

친구들도 많이 없었고, 학교 선생님들도 제게는 별다른 관심을 주시지 않으셨었지요.

그런 제게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조금 우습지만, 우리 학교의 한 여선생님이 내년 우리반의 담임선생님이 되셨으면 하는 희망이었죠.

어린저는, 앞뒤 가리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는 방법도 모르던 어린나이 였지만,

틈나는대로, 생각나는대로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꼭 그선생님이 우리 선생님 되게 해주세요!"

밥먹기 전에 하는 짧은 기도가 1분이 되고, 2분이 되고, 3분이되고...

더 길어지는것도 마다 않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일년정도가 지났던것 같습니다.

거의 일년을 꼬박 그렇게 기도했죠!

그리고, 새학년 새반에 들어가 앉아 새선생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었습니다.

저희 반으로 걸어들어오시는 그선생님... 어린 제가 늘 기도하며 기다렸던 그선생님 이셨습니다 ^^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고 저는 요즘도 그때를 떠올리며 생각합니다.

지금 다시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기도하라면, 할수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아무런 의심이 없었지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마음에 이런저런 재고 또재는 마음이 있었을까요...

지금은 기도하기전에 먼저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어떤 기도를 먼저 드릴까! 어떤게 먼저일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기도는 들어주실까! 이렇게 기도하는것이 옳을까! 어떻게 기도해야 들어주실까!.......

지금은 이것저것 재고,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보고, 나름대로 어떠한 확신이 들었을때,

기도에 들어갑니다. 부끄러운 제 교만을 보게되는 그 순간입니다.

 

어릴적 제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셨을때의 제 마음 또한, 지금의 제기도가 이루어질때와 사뭇 다릅니다.

어릴때는, 오직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끝났던것 같습니다. 지금은, 나도모르게 이런생각이 먼저 듭니다.

"하느님은 계시구나~ 내 기도를 들어주셨구나~" 라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의 제 마음이 더욱 성숙된 신앙인의 모습으로,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느끼는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오히려 어릴때의 믿음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때 "감사합니다" 라고 마음속으로 말하며, 활짝웃던 제모습을 하느님은 분명 더 귀엽게 봐주셨을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말할때 제 마음속에는, 하느님이 현존하심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고, 하느님이 제기도를 듣고 계셨던것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으니까요...

어리고 무지했던 작은 아이였지만, 믿음 하나만은 지금의 저보다 훨신더 높았던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예리고의 소경에 관한 말씀입니다.

소경의 부르짖음으로 예수님께서 돌아보실수 있었고, 소경의 믿음으로 눈을 뜰수 있었습니다.

부르짖음 만으로는 예수님의 은총을 받을수 없었을 것입니다.

부르짖음으로 예수님을 돌아 볼수 있게는 할수 있었지만, 결국 그 소경의 눈을 뜨게 한것은,

그 소경의 믿음이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 믿고 구하기만 하면 다 들어주신다 하셨습니다.

믿음만 있으면 저 산도 옮길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믿음은 과연 어떤것 일까요!

성서의 '성' 자도 몰라서 무지했던, 그러나 하느님이 우리 친아빠인것처럼 철저히 믿고 신뢰했던 제 믿음과,

이제는 하느님을 볼수있는 좋은 눈과,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수 있는 좋은귀와,

하느님을 증언할수 있는 제 입과,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할수 있는 좋은 머리를 가졌지만,

진정 하느님의 마음을 꿰뚫을수 있는 믿음은 어릴적 저의 작고 순수했던 믿음이었습니다...

 

"믿음이란 너희들이 나에게 올수 있는 가장 가깝고도 먼, 가장 쉽고도 힘든 길이란다"

14 Nov.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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