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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5 조회수920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5년 11월 15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제1독서 마카베오 상권 6,18-31
 
그 무렵 18 뛰어난 율법 학자들 중에 엘르아잘이라는 사
 
람이 있었는데 그는 이미 나이도 많았고 풍채도 당당한
 
사람이었다. 박해자들은 강제로 그의 입을 열고 돼지고
 
기를 먹이려 했다. 19 그러나 그는 자기 생활을 더럽히
 
고 살아가는 것보다 명예롭게 죽는 것이 낫다고 하여 자
 
진하여 태형대로 가면서 20 그 돼지고기를 뱉어 버렸다.
 
참된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물리칠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엘르아잘이 바로 그런 사
 
람이어서 돼지고기를 뱉어 버렸던 것이다.
 
21 율법에 어긋나는 이 희생제를 관장하는 사람 중에서
 
엘르아잘과 오랜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그를 따로 불러,
 
그에게 율법에 어긋나지 않은 다른 고기를 준비했다가
 
그것을 가져오도록 권하면서 왕의 명령대로 희생제에 바
 
쳐진 고기를 먹는 체하라고 하였다. 22 이렇게 하기만
 
하면 엘르아잘은 오랜 친분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인정을
 
이용해서 자기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다.
 
23 그러나 이 노인은 자기의 나이에 따르는 위엄과 백발
 
이 된 머리를 생각하고, 어렸을 적부터 나무랄 데 없이
 
살아온 자기 생애를 돌이켜보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주신 거룩한 율법에 따라야겠다고 생각하여 고결한 결심
 
을 꺾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빨리 죽여 달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24 “만일 그런 짓을 한다면 구십이 다 된 엘르아잘이 이
 
방인들의 풍습을 따랐다고 많은 젊은이들이 생각할 것입
 
니다. 25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이 아까워서 그런
 
가장된 행동을 한다면 그들도 나 때문에 그릇된 길로 빠
 
지게 될 것이고 이 늙은이에게 치욕과 불명예가 돌아올
 
것입니다.
 
26 내가 당장에는 인간의 벌을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능하신 분의 손길을 피할 도리는
 
없을 것입니다.
 
27 그러므로 지금 나는 용감하게 죽어 나잇값을 하고자
 
합니다.
 
28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율법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고상하고 훌륭한 죽음을 택하여 젊은이들에게 좋은 표본
 
을 남기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태형대로 직행하였다. 29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엘르아잘에게 호의를 베풀던 사람들이 엘르
 
아잘이 한 말을 듣고 미친놈의 소리라고 생각하며 돌변
 
하여 그에게 악의를 품게 되었다.
 
30 엘르아잘은 모진 매에 못 이겨 거의 죽어 가면서 신
 
음하는 소리로 말하였다. “주님은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내가 죽음을 면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
 
하고 육체적으로 매를 맞아 무서운 고통을 당하고 있으
 
나 하느님을 경애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으로 이 고통을
 
달게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31 이렇게 그는 자기의 죽음을 젊은이에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포들에게 용기의 모범과 덕행의 본보기로 남
 
기고 죽었다.

 
               

 
 
복음 루가 19,1-10
 
그때에 1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
 
셨다. 2
 
거기에 자캐오라는 돈 많은 세관장이 있었는데 3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4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가서 길
 
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다.
 
5 예수께서 그곳을 지나시다가 그를 쳐다보시며 “자캐
 
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말
 
씀하셨다.
 
6 자캐오는 이 말씀을 듣고 얼른 나무에서 내려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셨다. 7 이것을 보고 사람
 
들은 모두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구나!” 하
 
며 못마땅해하였다.
 
8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
 
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
 
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
 
다.” 하고 말씀드렸다.
 
9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10 사
 
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만약 여러분에게 2억 이상의 도자기가 주어진다면 어떻
 
게 보관하시겠어요? 그냥 대충 보관하겠습니까? 먼지가
 
수북 쌓이도록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집 밖에다가 두시겠어요? 또한 아이들도 쉽게 만
 
질 수 있도록 높은 곳이 아닌 낮은 곳에다 보관하시겠습
 
니까?

 
아니겠지요. 나에게 그렇게 비싼 도자기가 주어진다면
 
어떻게든 잘 보관하기 위해서 애를 쓸 것입니다. 어린아
 
이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들의 손 타는 것을 피해서 높은
 
곳에다가 때로는 자기만 볼 수 있는 곳에다가 보관할 것
 
입니다. 그리고 매일 닦아줌으로써 그 도자기에 대한 애
 
정을 키워 나갈 것입니다.

 
바로 비싼 도자기이니까. 값어치가 있는 도자기이기 때
 
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이러한 행동을 할 것입니
 
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없는 사람을 위해 머리카락을 심어주는 병원
 
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가격을 듣어보니 정말 엄청
 
나더군요. 글쎄 한 개를 심는데 자그마치 5천 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대머리
 
를 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만 개를 심어야 한다고 하
 
네요. 그렇다면 5천 원짜리 4만 개면 2억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서 제 머리카락을 만지지 않을 수가 없
 
습니다.
 
이렇게 머리숱이 많으니 이 머리 위에 자그마치 2억 이
 
상을 얹고 다니고 있었네요. 물론 머리카락을 예를 들었
 
지만, 우리 몸 안에 있는 각종 장기들의 값어치도 엄청나
 
다고 하지요. 그렇다면 이 몸뚱이의 값어치는 앞선 도자
 
기보다도 더 나간다는 것을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속적인 도자기는 애지중지하면서
 
조금의 상처도 내지 않으려고 하면서, 최소한 2억 이상
 
을 얹고 다니고 있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몸을 가
 
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왜 그렇게 쉽게 상처를 주고 있으
 
며, 함부로 취급하고 계십니까?

 
그래서 주님께서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선
 
택하심으로써 힘과 용기를 주시는데 최선을 다하십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자캐오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그
 
는 세리로써 늘 죄인이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더
 
군다나 다른 사람들도 자캐오를 죄인이라고 부르면서,
 
도저히 이 죄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람으로 결론 내렸
 
었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그를 부름
 
으로써 그 역시 주님의 자녀라는 것을, 그래서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이러한 깨달
 
음 이후 그는 변합니다. 자신의 재산을 나누는 것은 물
 
론, 정직함을 약속하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들은 이렇게 소중한 우리 인간들에게 어떤 모
 
습으로 다가섰었는지요? 혹시 ‘저 사람은 도저히 구제불
 
능이야!’라고 말함으로써, 함부로 취급하고 상처를 주었
 
 
 
던 것은 아니었나요?

생명이 없는 물건에 대해서는 온갖 애정을 주면서도, 더
 
소중하고 귀한 사람에게 사랑이 아니라 미움과 부정적인
 
판단으로 일관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너무나 자주 발견하
 
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사람이 주님께 선택을 받을
 
까요? 물건에 대해서만 사랑을 쏟는 사람일까요? 아니
 
면 너무나도 귀한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사람일까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물어보았지요?

 
 
  비싼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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