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꽃잎을 따며
![](http://www.asemansa.org/DataFile/today_post/20051117/thumb_500_2005111203037.jpg)
가을 햇볕이 얼굴을 구리빛으로 그을리게 하는
들국화 꽃을 따면, 향기 따라 날아든 벌에 손을 쏘이기도 하고
여러 벌레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물어 댑니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국화차를 만들
들국화 꽃잎을 하나 둘 정성스레 따면
선물하고 싶은 사랑하는 얼굴도 하나 둘 떠오릅니다.
야생에서 자란 노란 소국은
두통, 풍혈, 소화불량, 감기, 어지럼증
그리고 귀와 눈을 밝게 해 준다고 합니다.
7월부터 이곳에 영보부속의원 개원을 준비하면서
날마다 토끼처럼 뛰어다니면
가족들은 엄마가 뛰어다닌다고 놀리며 뛰는 시늉을 합니다.
의무실 실무자로서 지시하는 분들과의 부딪힘 속에 참 많이 힘이 드네요.
나이 들어가고 책임이 주어지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드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혼자 살아도 이렇게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버거운데
결혼해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사람들은 더 하겠지요.
엄마는 왜 빨리 집에 오지 않느냐고
가끔 전화를 하시는데
휴가 가서 며칠 동안은 잠만 자야 될 것 같아요.
올해는 공장이 곳곳에 들어와서
공장 주변의 들국화 꽃 속에
심이 박혀 있는 기형이 되어 버렸어요.
환경의 오염이 얼마만큼 심각하게 자연과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지
기형이 된 들국화를 보면서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연이 엄청나게 보복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산속 들길 수줍은 꽃잎만 따다 보니 많이 만들지는 못했지만
국화차 완성되면 보내드리오니
사랑하는 사람들과 들국화 향기를 나누어 드세요.
글: 민들레 수녀 사진: 다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http://www.asemans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