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음력 시월 열 엿새맑고 밝게웃으며동산위로떠올랐을달님이동산을 밀어 버리고 만든칙칙한 아파트꼭대기에어둡고 슬픈얼굴로 버겁게떠오르고 있습니다.
감나무에까치 밥으로남겨 놓은 연시를발그랗게물들이며반가운 미소로성긴 가지에얼굴을 숨기며떠올랐을달님이감나무 자리에서 있는 얼기설기엉긴 전봇대전기 줄에걸리어찡그린 얼굴로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사라진절구와 토끼전설만큼이나곱고 아름다운달빛에그려지는한 폭의 산수화점점 사라지며삭막한 시멘트숲만이여기 저기들어서며달님을 괴롭고슬픈 얼굴로떠오르게 합니다.
2005년 11월 19일연중 33주간 토요일김모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