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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달님
작성자김성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9 조회수948 추천수0 반대(0) 신고

달님

 

음력 시월 열 엿새
맑고 밝게
웃으며
동산위로
떠올랐을
달님이
동산을 밀어
버리고 만든
칙칙한 아파트
꼭대기에
어둡고 슬픈
얼굴로 버겁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감나무에
까치 밥으로
남겨 놓은 연시를
발그랗게
물들이며
반가운 미소로
성긴 가지에
얼굴을 숨기며
떠올랐을
달님이
감나무 자리에
서 있는 얼기설기
엉긴 전봇대
전기 줄에
걸리어
찡그린 얼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사라진
절구와 토끼
전설만큼이나
곱고 아름다운
달빛에
그려지는
한 폭의 산수화
점점 사라지며
삭막한 시멘트
숲만이
여기 저기
들어서며
달님을 괴롭고
슬픈 얼굴로
떠오르게 합니다.

 

2005년 11월 19일
연중 33주간 토요일
김모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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