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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능시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19 조회수818 추천수3 반대(0) 신고

 

                                   수 능 시 험

 

 

                                                   

          

 

며칠 후 에는 수능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수능 시험이 수험생들에게 대학이라는 새로운 문과 연결되어 있기에, 어쩌면 생애 가장 큰 시험이요, 선택의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크고 의미 있는 시험이기에... 운전면허 시험과는 전혀 다른 시험이기에.. 수능시험은 수험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험생들의 부모님, 가족 모두에게도 똑같은 부담, 시험으로 다가옵니다.


함께 힘들어하고.. 수험생들과 똑같은 심정으로 한해를 보내게 됩니다.

비록, 자신이 공부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똑같은 마음으로... 공부대신 기도로써 함께 합니다.

이 미사 중에도 수험생과 똑같이 시험 보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이런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보니, 지금 많은 생각, 추억들이 스쳐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자녀가 처음 태어나던 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완벽하고 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질 때... 초등학교를 입학하던 날... 친구들과 어울려 뛰놀다가 다치거나, 싸우고 왔을 때의 느꼈던 마음.... 엊그제, 고등학교를 입학했는데, 벌써 시간이 흘러 오늘이라는... 수능시험이라는 맞이하는 것을 보며, 많은 감사와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반대로, ‘좀 더 많은 신경과 사랑을 주었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와 미안함, 걱정이 교차되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는 부모이기 때문에.. 부모라는 이름, 책임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에 감사하며 인정해주기 보다는, 많은 기대를 하게 됩니다.

‘내 아이들은 특별하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이유로...’ 많은 기대를 하게 대고, 그 기대라는 이름으로 자녀를 대하게 됩니다.

기대가 너무 크기에 자녀가 받는 중압감, 스트레스는 보지 못하고 ‘잘하겠지..’라는 생각으로만 자녀들을 대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자녀에게 좀 흐트러진 모습이나, 기대와는 다른 행동, 결과를 보이게 되면, 자녀가 받는 아픔,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받습니다.

자녀의 상처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아픔만을 드러내게 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넌 고삼이야!’며 자녀가 두 번 상처받는 행동들을 보이게 됩니다.

분명, 이는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더 좋은 것만을 주고 싶은 욕심 때문에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큰 기대를 합니다.

자신이 전 존재라 할 정도로... 모든 것이라 할 정도로 자녀들을 대합니다.

마치, 복음에 사람들이 예수님을 보며 많은 기대를 하듯이, 하느님 나라가 바로 나타날 것이라고 믿듯이, 그렇게 자녀들을 대합니다.


그러나, 복음을 묵상하며 오늘 복음 말씀은 부모에게 하는 말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당신의 생명을 나눠주었습니다.

당신의 생명의 일부를 나눠주며, “나를 대신해서 잘 키워 보거라!”고 말씀하시며, 부모에게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자녀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냥 준 것이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데, 각기 필요한 달란트, 능력을 주시며 “너희 닮은 사람이 아니라, 나를 닮은 사람으로 잘 키워 다시 돌려주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부모들은 예수님께 받은 달란트로 자녀들을 키웁니다.

사랑, 용서, 나눔이라는 달란트로,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는 방법들 하나하나 꼼꼼하게 가르쳐 줍니다.

사람이 꼭 똑똑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자라는 것이..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용서를 청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 분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삶에는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줍니다.


때문에, 이런 부모들은 자신들의 달란트를 잘 사용하는 부모입니다.

먼 훗날, 하느님께 “수고했다. 고맙구나. 너를 위해 준비한 이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거라.”는 칭찬을 들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뜻, 욕심대로 자녀들을 대했다면... 기대에 미칠 때는 예뻐하고.. 실수나 잘못했을 때, 속상해 하며 꾸지람을 주었다면... 그리하여 자녀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기쁨을 전해 주지 못했다면.. 복음의 못된 종처럼, 못된 부모라는 꾸지람을 들을 것입니다.

‘내 생명의 일부를 너는 사랑이라는 그릇된 욕심으로 힘들게 했구나...“는 말씀을 듣게 될 것입니다.


나는, 우리는 어떤 부모입니까?

자녀에게 ‘삶은 고귀하고 아름답단다.. 때문에, 죄를 짓지 않은 한, 그 무엇도, 너를 힘들게 하거나, 괴롭히는 것은 없단다. 너는 내 생명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의 생명 그 자체이니,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거라.’는 마음으로 자녀들을 대합니까?

아니면, 자신의 부족한 것을 대신 채워줄 수 있다는 허황된 기대와 남들보다 잘 하기를 바라는 그릇된 욕망으로 자녀를 대합니까?


시험끝나고 집에 돌아온 자녀에게 ‘잘 봤니?’ 라는 말이 아니라, ‘수고했다. 힘들었지!’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까리따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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