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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구만리를 나는 새들은 혼자 날지 않는다
작성자곽두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21 조회수634 추천수1 반대(0) 신고
 

구만리를 나는 새들은 혼자 날지 않는다


잉꼬도 혼자는 살지 못한다. 외로운 현관문을 열고 그림자와 손잡고 산책을 나간다


자전거 타고 자나가는 두 아이들 무섭게 짖어대며 달려드는 한 마리 개. 껄껄거리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내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도는 순간, 으르렁거리며 다가온다 두 눈을 부릅뜬 눈싸움 몇 초도 되지 않아 짖어대며 고개를 돌린다


지상에서 타오르는 모닥불 같은 단풍나무들 바다를 물들인 저녁노을처럼 붉다 파란 눈 백인들의 시선을 빼앗은 붉은 악마 코리아 티셔츠 난 걸어가는 빨간 단풍나무 한 그루, 신이 지상에 꽃꽂이 한 거대한 나무꽃송이들 그 꽃들 사이를 향기로 흐르는 저녁 햇살이 영롱하다


하늘을 나는 요란한 소리 화살표 그리며 날아가는 수 백 마리 꽥 꽥 꽥 구령소리, 겨울이 다가오는 소리일까


하늘을 나는 것도 힘이 드는데 일사불란하게 외치는 저 우렁찬 구령소리, 만 리를 나는 비결이라는 것을 날아보지 않은 나무는 모를 것이다 ‘우리 함께 멀리 날아야 한다’ 자신의 몸을 사르며 주문처럼 외치는 저 함성의 불길


선두자리 새의 힘찬 날갯짓으로 솟구치는 상승기류, 그 바람을 타고 쉬이 나르는 뒷자리 철새들 군악대 팡파레 같은 구령소리에 더 힘차게 퍼덕이는 선두의 새, 일제히 날아가는 화살처럼 바람을 가르는 구령을 따라 줄지어 날아간다


선두는 다시 꼴찌가 되고 꼴찌는 다시 선두가 되는, 저 놀라운 공생 저 기막힌 연대

제트 엔진도 없이 구만리를 나는 저 신비로운 기적, 인간에게도 가능하다.


시베리아에서 남극까지 날아가는 기적, 구만리를 나는 새들은 혼자 날지 않는다


글: 다운   사진: 이중오

-름다운 상을 드는 람들
  http://www.aseman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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