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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헌의 의미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21 조회수850 추천수5 반대(0) 신고

 

 

                                            봉헌의 의미

 

 

                                        

 

몇 년 전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비 그리스도인이 신부님께 묻습니다.

“신부님, 신부님께서는 천국, 지옥이 있다고 믿으며 천국에 가려면 선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만약 죽은 후에 천국이 없으면 어떻게 하시렵니까? 세상에 살면서 남을 도와주었던 일, 봉헌을 했던 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참아 견뎌내던 일은 모두 허된 일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요?”


그러자 신부님께서 대답합니다.

“물론 천국은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으로 신앙의 눈으로 천국을 보고 또한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갑니다. 우리가 선한 행동과 사랑을 실천 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천국을 이미 살아가기에 가능한 것이고, 또한 천국의 삶의 결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때문에 선생님의 말씀처럼 천국이 없다 하더라도, 죽은 후에 보상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선행을 베푸는 그 순간에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은 동서양이 같습니다.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 “자신이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등 사람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동안 남을 위해 봉사하고 도와주는 것은 어떤 보상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자연적인 마음이요, 최소한의 선이기 때문에 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통하여 성인으로, 참된 선비의 도를 지닌 사람으로 변화되기에, 곧 자신의 완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행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 안에서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요, 그런 열매가 바로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 일을 통하여 하느님께 보상을 받을 것이다.”는 마음으로 선행을 베풀고 봉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께 거저 받았기에 무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에 조건 없이, 아무런 사심 없이 이웃들에게 행복과 선행을 베푸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기꺼운 마음으로 하느님께 내어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입니다.

성모님의 부모님이신 요아킴과 안나가 성모님을 하느님께 봉헌 하신 것을 기념하는 이 뜻 깊은 날에 우리는 복음을 통해 과부의 헌금 말씀을 들었습니다.

부자들과는 달리 과부가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하느님께 바친 행위보다도, 과부의 헌금이 어쩌면 성모님의 봉헌의 의미와 같기 때문에... 같은 마음과 지향으로 행했기 때문에 예수님께 칭찬을 받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이만큼 하느님께 바치면, 모든 것을 다 바치면, 하느님께서는 두 배, 열배로 되돌려 주실 것이다.’ 라는 마음이 아니라, 도박하듯이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만 의지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요아킴과 안나가 성모님을 하느님께 봉헌하였듯이, 또한 천사의 인사를 받은 마리아가 하느님께 의탁하며 ‘네’ 라고 응답하였듯이, 잔칫집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라는 표현으로 예수님께 모든 것을 내어 맡겼듯이, 그러한 마음과 지향으로 행하는 것이 봉헌의 참된 의미일 것입니다.


선행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느님께만 의탁하는 봉헌의 의미 역시, 하느님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먼저 자신을 위해서 입니다.

연중 평일 감사송 4양식에서 알려주듯이, 하느님께는 우리 (찬미) 봉헌과 재물이 필요하지 않으나, 우리가 봉헌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은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봉헌이 하느님께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으나, 우리에게는 주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도움이 되기 때문에 행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봉헌을 했으면 합니다.

하느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겠노라는 다짐으로 행하는 것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참되고 완전한 봉헌일 것입니다.

마치, 복음의 가난한 과부의 봉헌처럼...그리고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주님만을 위해 한 생을 살아간 성모님의 봉헌처럼 말입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 미풍스런 은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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