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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23 조회수931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5년 11월 23일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제1독서 다니엘 5,1-6.13-14.16-17.23-28

 

그 무렵 1 벨사살 왕이 잔치를 베풀고 만조백관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신 일이 있었

 

다. 2 벨사살은 거나하게 되자 선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약탈하여 온

 

금잔, 은잔을 내오라고 하였다. 왕은 고관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그 잔으로 술

 

을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3 예루살렘에 있는 하느님의 집에서 약탈하여 온 금잔이 나오자 왕은 그 잔으로 고

 

관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4 이렇게 술을 마시며 금은동철이나 목석으로 만든 신상들을 찬양하는데 5 갑자기

 

사람의 손가락 하나가 나타나서 등잔대 맞은쪽 왕궁 벽에 붙어 있는 판에 글자를 썼

 

다.

 

왕은 글 쓰는 손을 보고 6 새파랗게 놀랐다.

 

그는 머리가 아뜩해지며 허벅지가 녹는 듯하고, 무릎이 떨렸다. 13 왕은 다니엘을 불

 

러내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바로 유다에서 포로로 끌려온 다니엘이란 사람인가?

 

14 그대는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으로서 머리가 명석하여 지혜가 대단하다는 말

 

을 들었다.

 

16 내가 들으니, 그대는 무엇이나 다 잘 알아내고 어떤 수수께끼든지 풀 수 있다던데

 

이제 그대는 저 글을 읽고 뜻을 풀이하여 보아라. 그리하면 그대에게 자주색 도포를

 

입히고 금 목걸이를 걸어 주며 그대를 이 나라에서 셋째 가는 높은 자리에 앉혀 주리

 

라.” 17 다니엘이 왕에게 대답했다. “임금님께서 주시겠다는 선물은 거두시고, 그 사

 

례는 다른 사람에게나 내리십시오. 그래도 저는 임금님께 저 글을 읽어 드리고 뜻을

 

풀이하여 드리겠습니다. 임금님께서는 23 하늘의 대주재를 거역하시고 그분의 집에

 

서 쓰던 잔들을 이 자리에 내어다가 대신들과 왕비들과 후궁들과 함께 그 잔으로 술

 

을 마셨습니다.

 

그러고는 금은동철이나 목석으로 만든 신상들,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알

 

지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손안에 쥐고 계시는 하느님, 임금님의 일거일동을 지

 

켜보시는 하느님을 공경하지 않으셨습니다.

 

24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손가락을 내보내시어 저 글자들을 쓰게 하신 것은 그

 

때문입니다.

 

25 저기 쓴 글자들은 ‘므네 므네 드켈.’ 그 다음은 ‘브라신.’입니다. 26 그 뜻은 이렇습

 

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왕의 나라 햇수를 세어 보시고 마감하셨다.’는 뜻입니다.

 

27 ‘드켈’은 ‘왕을 저울에 달아 보시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28 ‘브라신’은 ‘왕의 나라를 메대와 페르시아에게 갈라 주신다.’는 뜻입니다.”

 

 




♬ 서울 음악교사 합창단 연주 (예술의 전당) - Kyrie



 복음 루가 21,12-19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너희는 잡혀서 박해를 당하고 회당에 끌려가 마침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며

 

나 때문에 임금들과 총독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13 그때야말로 너희가 나의 복음을

 

증언할 때이다.

 

14 이 말을 명심하여라. 그때 어떻게 항변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마라. 15 너희의

 

적수들이 아무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주겠다.

 

16 너희의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잡아 넘겨서 더러는 죽이기

 

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겠지만 18 머

 

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그리고 참고 견디면 생명을 얻을 것이다.”




우리가 살다보면, 나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빨리 시간이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아마 적어도 50만 명 이상이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즉, 오늘 시험을 치루는 50만 명의 수험생들은 빨

 

리 시간이 지나서 시험에 대한 부담을 없앴으면 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수험생들에게 이런 동화를 하나 들려주고 싶네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자기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연인을 기다

 

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자기의 연인이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

 

다. 이 젊은이는 초조했지요. 바로 그 때 어떤 회색의 난쟁이 노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이 젊은이에게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하고 묻는 것이었어요. 이 젊

 

은이는 자기의 연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이 노인이 단추를

 

하나 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단추를 옷에 붙여서 오른쪽으로 돌리면, 당신은 시간을 먼저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이 젊은이는 너무나도 신기했고 꿈같았지

 

만, 혹시나 하면서 자신의 옷에 단추를 붙이고는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사랑

 

하는 연인이여, 빨리 와다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고대하던 연인이 웃

 

는 얼굴로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너무나도 신기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단추를 오른쪽으로 돌리

 

면서, "사랑하는 연인과 빨리 결혼하고 싶다."라고 말했더니, 말하기가 무섭게

 

성대한 결혼식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계속해서 말했습

 

니다.

"집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 집이 세워졌고, "아이를 원한다."라고 하면 몇 명

 

의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또 "포도밭이 있었으면……."하면 포도밭이 생겨났

 

습니다. 이 젊은이는 너무나도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그 희망의 단추를 돌렸지요.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는 이미 백발

 

노인이 되어서 자기 무덤 앞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을 되

 

돌릴 수는 없었지요.

성급하게 미래를 먼저 가진 그 동화 속의 젊은이는 처음에는 행운인 줄 알았지

 

만, 죽음까지도 먼저 얻게 된다는 사실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미래에 빨리 다가가고 싶지요. 그래서 가톨릭 신

 

자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원 같은 곳에 가서 점을 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아

 

닌가 싶습니다. 아마 오늘 이 새벽,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 그리고 그 수험생

 

들의 부모님들은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미래로 빨리 다가서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의 단추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품을 지도 모르겠습

 

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그 동화의 이야기를 보았을 때, 우리에게 이러한

 

희망의 단추가 없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큰 행운이 아닐까요?

중요한 것은 결과 자체가 아닙니다. 그 결과를 가져오게끔 하였던 과정이 있기

 

에, 그 결과가 어떻든 의미를 가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

 

께서는 ‘미리 걱정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지금 현재에 내가 얼마나 충실했는가가 중

 

요한 것이며, 나의 부족한 부분은 주님께 맡겨 드리면 그만인 것입니다.


아무쪼록 수험생들 모두가 침착하게 시험 잘 치루기를 바라면서, 여러분들이

 

그동안 노력한 것들이 주님 안에서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도합니다.

 

 

                          수험생을 위해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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