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망부석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27 조회수914 추천수7 반대(0) 신고

 

 

                                망부석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망부석 전설을 아십니까?

신라시대 박제상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눌지왕이 오랫동안 근심을 하자 찾아가 그 이유를 묻습니다.

왕은 자신은 이렇게 행복하고 편하게 살고 있는데,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동생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그 이유를 말합니다.

왕의 말을 들은 박제상은 ‘제가 가서 폐하의 동생 분을 구출해 내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 집에도 들리지 않은 채, 바로 일본으로 갑니다. 일본에 가서는 신라왕을 피해 이곳으로 망명 왔다며, 자신의 속마음을 숨깁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박제상은 왕의 동생을 탈출시키기 위해 바닷가로 여행을 갑니다. 왕의 동생에게 자신이 일본에 온 이유를 밝히고, 왕의 동생을 탈출시킵니다.

‘함께 가자’는 권유에, ‘함께 가면 들통이 나 바로 잡힐 수 있으니, 혼자만 가십시오, 저는 다음에 가겠습니다.’ 라며 자신의 소임을 다합니다.


왕의 동생이 일본을 탈출한 사실이 밝혀지자, 박제상은 많은 고초를 겪게 됩니다. 박제상의 충심을 알아본 일본 관리들은 그 충심에 감탄하며, 일본의 신하가 되기를 권합니다. 그러나, 박제상은 ‘차라리 신라(계림)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일본의 충신이 될 수 없다.’며 죽음을 선택합니다.


그러는 동안, 박제상의 부인은 매일 일본이 보이는 바닷가에 나와 남편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끝내 남편은 오지 않고, 부인은 바닷가에서 죽어서 돌이 되어버립니다. 남편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돌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바로 망부석 전설입니다. 예화가 길었습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니,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종들에게 ‘집을 떠난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주인이 올 때를 깨어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복음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대림 시기는 회개와 보속을 통해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늘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앙생활 자체가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삶이요, 오시는 예수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삶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왜,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우리 삶이 어떻게 변하고, 그 무엇이 달라지기에 그토록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까?


그 이유를 독서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바로 주님께서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빚어 만드신 분이요, 우리는 모두 진흙으로서 하느님의 작품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오스딩 성인의 말씀처럼, 곧 “하느님 당신 위해 우리를 내시었으니, 당신 나라에 가기 까지 우리에게 영원한 안식이 없나이다.” 라는 말씀처럼, 하느님 안에 우리의 참된 행복, 기쁨 평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이유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입니다.

오시는 주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 늘 깨어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사실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역시 우리가 당신께로 나아가기를 기다리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늘 마음을 돌이켜, 삶의 전화를 이루어 당신께로 되돌아오기를... 회개하기를 촉구하시는 분이십니다.

늘 떠나간 탕자를 마을 어귀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의인 아흔 아홉보다 죄인 하나의 회개를 더 기뻐하시는 마음으로... 그렇게 당신을 떠나 양한마리를 찾아 길을 떠나시는 분이십니다.

이제는 그만 방황하고, 그만 고민하고, 그만 마음아파하며 돌아오기를 애타게 촉구하시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분이십니다.

바로 하느님 안에 참된 행복과 평화,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우리에게 주기 위해... 마음에 받아 안고 늘 간직하며 살아가라고 말씀해 주시기 위해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게 우리의 이름을 부르며, 당신께 돌아오기를 촉구하시는 하느님을 더 이상 망부석이 되지 않게 해 드려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버지께 돌아가야 할 그 탕자가 바로 자신임을 아는 것입니다.

그 회개해야할 죄인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는 그 양 한 마리가 바로 자신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주님을 기다림에 있어 스스로 망부석이 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자, 내가 왔다. 네가 그토록 애타게 찾고 불렀던 내가 너에게 왔다.’ 라고 말씀하시는 그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그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고, 그 하느님을 느끼지 못한 체, 계속 주님의 오심만을 기다리는 망부석인양 살아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오십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말씀을 통해서, 성체를 통해서 이웃을 통해서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러한 분을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지 못한다면, 그 만큼 마음이 무디어지고 돌처럼 변해버렸다고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망부석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더 이상 주님을 망부석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우리 또한 망부석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은총의 대림시기에 이루어야 할 것은... 바로 외적인 재물, 봉헌이 아니라 내적인 회개입니다.

그 찢어지고 쓰라린... 안쓰러워하는 마음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