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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왜 날 사랑하나?
작성자장병찬 쪽지 캡슐 작성일2005-11-30 조회수828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은 더욱 커지셔야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요한 3,30)
예수님, 저는 예수님께 의탁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모든 성인들과 천사들의 기도와 선행도 한 대의 미사와 비교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저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 저희의 전부가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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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왜 날 사랑하나 ?]


'인자하신 하느님' 하고 우리는 기도하지만,
하느님요? 참 무서운 분입니다.
당신 외아들을 죽음의 땅인 인간세상으로 보내신 분입니다.
그 아들이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고문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데
도 가만히 보고만 계신 분입니다.
자기 아들이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마태 27,46)하고 호소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신 분입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하느님께서 예수님한테 그렇게 한 것은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좀 심하셨다', 이 정도의 느낌입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그 똑같은 일을 저한테도 저지르실까봐 겁납니다.
전 하기 싫은데, 그런 길을 가라고 등 떠미실까봐 두렵습니다.
하느님이 그렇게 하시는 게 다 우리를 사랑해서 그렇다고는 하는데,
나는 그런 무서운 하느님이 싫은데 하느님은 왜 날 사랑하는지, 묻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서가 그 대답을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
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라고 합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 이것이 하느님 사랑의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집에서 같이 밥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오순도순 사는
것. 누구나 바라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닙니까?
하느님과 같이 하느님 집에서 즐겁게 행복하게 영원히 사는 것.
이 얼마나 큰 기쁨이겠습니까? 하느님은 우리에게 바로 이런 선물을
주시려고 아주 단단히 결심하신 모양입니다. 당신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
라도 반드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당신이 하실 수 있는 희생을 다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본성상 고통도 당할 수 없고, 희생도 하실 수 없으시니까,
인간의 몸을 취하셔서 인간의 길을, 그것도 가장 고통스럽고 저주받은
인간의 길을 걸어가셔서 죽기까지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 다음 당신은 우리 역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받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무조건 윽박지르고 밀어붙이는 식이 아니라, '나를 따라오너라'하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초대하십니다.
그런데 오라고 손짓하는 그 길이 십자가의 길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신이 걸어가신 모양으로 고통과 희생이 따르는 길입니다.

내가 가기 싫다고 안 가도 돼는 그런 길이 아닙니다.
안 가면 부활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는 영영 이별입니다.
내게는 지금도 하느님의 사랑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릅니
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지 않는다면, 다른 말로 우리에
게서 관심을 끊으신다면, 그 순간 세상은 정지됩니다. 암흑과 절망만
남을 것입니다. 세상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고 절규가 끊길 날이 없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은 세상 어디선가는 기쁨이 있고 노래 소리가 나온다는
뜻이 됩니다. 비록 세상 전체의 어두운 고통에 비해 너무나 작은 부분이
라 하더라도, 바로 거기서 하느님의 빛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요한 3,21)고 주님
은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안간힘을 다해
십자가에 끝까지 달려 계셨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내려오실 수도 있었지
만,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선물을 주시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놀라운 이 사랑. 이것이 하느님의 빛입니다. 그토록 우리를
사랑하신 하느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 이것이 진리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자주 어둠 속을 헤매는 우리들이지만 하느님이 우리를 그래도 사랑하시
고 함께 계시다는 이 진리를 가슴에 품고 살아갑시다. 그러면 나도 모르
는 사이에 하느님 사랑의 놀라운 빛으로 점점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나를 왜 그토록 사랑하는지 깨닫고 감격하고 감사하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베네딕토 요셉수도원 최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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