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시를 지망한 학생이 보내온
시 한 편이 나를 울린다
세 행 짜리 짧은 시가 오늘 밤 나를
잠 못 이루게 한다
“한 가지에 나서 자라는 동안
만나지 못하더니 낙엽 되어 비로소
바닥에 한몸으로 포개져 있다”
그렇구나 우리 지척에 살면서도
전화로만 안부 챙기고 만나지 못하다가
누군가의 부음이 오고 경황 중에 달려가서야
만나는구나 잠시잠깐 쓸쓸히 그렇게 만나는구나
죽음만이 떨어져 멀어진 얼굴들 불러모으는구나
글: 이재무 시집 <푸른 고집>에서
삽화: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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