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23)첫눈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12-04 조회수788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12월4일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ㅡ이사야40,1-5.9-11;베드로2서3,8-14;마르코1,1-8ㅡ

 

     첫눈

        이순의

 

 

 

 

일요일 아침에는 아들녀석이 더 부지런 합니다.

성당에 학생미사가 교중미사보다 일찍이기 때문입니다.

간밤에 새벽까지 여행을 하느라고 늦잠에 취해 있었는데....

<엄마! 창밖이 훤해요.>

얼른 일어나 창밖을 향해 디카를 들이댔습니다.

첫눈입니다.

간밤에 첫눈이 오시는지도 모르고 새벽까지 여행을 하였으니....

그런데요 방충망이 저렇게 찍히는군요?!

 

첫눈옷을 입으신 저의 영심씨가 장미열매 아래서 코~~오~~ 잠자고 있습니다.

하얀 눈옷이 추워보이지는 않네요.

 

 

 

겨울 아침의 태양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일어나기가 싫었나봅니다.

늦게늦게서야 부시게 오셔서 반짝이시는.....

<햇님! 첫눈이 왔어요. 축하해요.>

 

 

 

눈 속에 숨은 장미열매.

꼭꼭 좀 숨으시지 어설프게 숨으셔서 붉은 고움이 너어무 선명해요.

술래하셔야겠어요. 장미열매님!

 

 

선인장 종류인데 들여놓지 않아서 걱정이에요.

봄이 오시는데 못 깨어나면 어떻게해요?

 

 

 

 

역시 선인장 종류인데.....

어떻게 비켜서 저렇게 눈이 내리셨네요.

고마워요. 첫눈!

 

간밤에 가로등 불빛은 오시는 첫눈과 반가운 인사 나누느라고 고단했나봅니다.

얼마나 정다운 인사를 나누셨길래 날 밝은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신 답니까?

햇님께서 서운하실텐데요.

 

 

 

 

제라늄 꽃이 활짝 피었는데.....

여행중인 제가 그만 추우실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렇게 선홍고운 빛깔은 하얀 눈 위에서 더 붉은!

 

 

 

 

 

계단아래 옆집의 김장독입니다. 예쁘지요.

저희 항아리는 처마 밑에 있어서 저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부지런한 앞집의 아저씨는 골목을 쓸고 계십니다.

언젠가 TV에서 골목의 눈을 방치하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책임을 지는

 법안이 통과되었다는 기억이 났습니다.

성당에 가기 전에 눈을 치우고 돌아왔더니 한 시간이나 눈과 씨름을 하고......

이미 너무 단단히 얼어버린 눈을 삽으로 긁어서 치우는데.....

그만 오늘도 성당에 지각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귀가 잘 안 들리니까 앉는 자리만 앉아야 하는데 다른 자리에 앉았지요. 뭐!

그래도 주임신부님 미사는 소리가 쩌렁쩌렁하여 신이납니다.

 

 

 

 

아래층 어르신의 자전거도 첫눈과 함께 날을 밝히셨네요.

 

 

제라늄 씨주머니!

주홍꽃도 예쁘지만 저 모습도 너어무 예쁘네요.

 

 

 

제라늄 갈색 줄기와 초록 이파리도 하얀 눈 속에서는 보석처럼 빛나는!

 

 

 

 

 

미끄러운 골목길을 종종거리며 성당에 가는 길에

아스팔트 위에 얼은 얼음은

지난 가을의 단풍을 냉동시켜 보여주시데요.

 

 

 

골목에 참새들이 먹이를 줍느라고 우르르르르 몰려있기에

디카를 꺼냈는데

그만 참새들은 모델이 하기 싫다고 포르르르르 날아서

올라갔습니다.

아쉬운 한 장!

 

 

대림 제2주일의 촛불은 밝습니다.

오실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출산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기다립시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친구들 사랑해요.>

 

 

 

첫눈오시는 날의 성모님은 아이들과 함께!

 

 

 

 

 

고드름 고드름 수정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봉창에 걸어놓아요.

<그런데요. 고드름이 한 개뿐이라서 발을 못 엮어요.>

 

 

어느집 대문 옆에

가을부터 피어서 지금까지

저토록 절개를 지키고 섰는 장미께서도

첫눈의 시샘을 거역하시지 못했습니다.

<장미꽃님, 내년에는 5월에 피도록 하세요. 보는 사람의 마음이 안타까워요.>

 

 

감 한 개에 첫눈 한 주먹!

저 감은 진짜로 맛있어요.

저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수저로 떠서 먹여주시던 차고 달콤한......

한 개만 따서 먹고 싶었어요.

그래도 남의 감은 따 먹으면 안되지요?

 

 

 

하늘빛이 너무 푸른 나머지 저 감도 저 첫눈도 더욱 차게 보입니다.

그러니까 저 감은 더 달고 맛있을건데..... (ㅠ_ㅠ)

 

 

 

개구쟁이들은 벌써부터 한 바탕 궁굴고.......

<애들아 사진 좀 찍자.>

<안되요. 우리 엄마가 디카 찍으면 피하랬어요.>

<아줌마는 얼굴 안 찍어 장갑만 좀 찍자.>

<그럼 저도 찍어주세요.>

 

 

 

 

놀이터에서 뒹굴며 첫눈이 오셔서 즐거운 친구들은 개구쟁이들만은 아니었어요.

어찌나 많은 작은 친구들이 뒹굴던지..... 그 선명한 색들이 예뻤어요.

 

 

 

 

성당에 가는 길에 교우형님네 집에는

저렇게 창밖에 걸린 새집에서 잉꼬새 부부가 살고 있습니다.

디카를 내밀면 둥지 속으로 들어가버립니다.

그래서 숨어서 찍어야 합니다.

저 부부도 첫눈 오시는 날에는 나눌 정담이 많았는지......

<지지베베! 지지베베! 지지베베!> 라고 계속 쫑알거립니다.

숨어서 듣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그 형님네 집 단풍입니다. 새도 예쁘지만 단풍잎도 곱습니다. 마음씨 착한 형님 닮아서요.

 

 

 

 

이런 빙판을 종종종 걸으며 성당에서 돌아오고 났더니 허리가 얼매나 아프던지요.

눈길 조심하세요. 다치면 큰 일 나요.

 

 

 

 

 

제가 운전이 초보라서 영심씨 걱정이 되어서 점검을 받으러 가야하는데 저렇게 눈을 쓸어내렸는데도 녹지 않아서 한 장 찰칵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십자고상이 멋지지요?! 우리 영심씨는 결코 춥지 않았다니가요.

 

 

영심씨의 안전을 점검 받고 오는 길에 신호대기중의 건널목을 건너는 행인은 첫눈오시는 날의 풍경을 그대로 표현해 주십니다.

벗님들께서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ㅡ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마르코1,8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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